한예슬 “내가 울면 혹시 더 힘들까봐 식수난 겪는 아이 안고 웃었다”

  • 입력 2008년 9월 27일 08시 14분


아프리카 봉사 한예슬, 미소 잃지 않은 사연

“아이들 앞에서 애써 눈물을 참는 그녀가 아름다웠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인 한예슬의 아프리카 봉사 활동이 방송가에 뒤늦게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예슬은 4월30일부터 5월8일까지 9일간 사막화로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 세네갈을 찾아 힘겨워하는 아이들을 위한 구호 활동을 펼치고 돌아왔다.

그녀의 세네갈행에는 특집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SBS 다큐 제작진이 동행했다. 다큐 제작을 담당한 SBS 최희정 PD는 “아프리카에 도착한 한예슬은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도우면서 이상할 정도로 울지 않으려 애썼다”고 소개했다.

가끔 함께 간 일행들 뒤에서 몰래 울었고, 그마저 카메라가 다가가면 쑥스러운 듯 자리를 황급히 떴다고 한다. 최PD는 나중에 한예슬이 자신에게 “제가 안스러운듯 쳐다보면 아이들이 더 힘들어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할 때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한예슬은 어설픈 동정심을 갖고 아이들 앞에서 울거나 침울해 하면 그것이 식수난 속에 치열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더 미안한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최 PD는 “그녀에게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연출할 생각은 없었지만 사실 PD입장에서는 꽤 아쉬웠다”고 웃었다.

8박9일 내내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계속 차량으로 이동하는 힘든 여정. 그나마 그녀가 탄 차의 에어콘이 고장나 무더위에 시달려야 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다른 차에 있던 일행들이 그녀 차의 에어콘이 고장난 것을 뒤늦게 알았을 때 차내 온도는 53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매 끼 똑같은 식사, 한 번 차를 타면 3시간 이상 숨도 못쉬는 흙먼지와 무더위에 시달리며 이동할 때도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심지어 밤에 바퀴벌레가 나오는 숙소에서도 불평이 전혀 없어 ‘저 방만 벌레가 없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다큐 제작진이 더 놀란 것은 그녀가 세네갈로 떠날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출국 일주일 전에 맞아야 하는 황열병 예방주사를 출발 당일 맞고 왔다는 것. 예방주사의 후유증과 18시간의 장기 비행의 피로가 겹쳐 도착하자마자 고열에 시달렸지만 다음 날 툭툭 털고 길을 나서는 모습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최 PD는 “세네갈에서 내가 아는 톱스타 한예슬은 없었다”며 “출발 전 ‘혹시 여배우 비위나 맞춰야 하는 게 아냐’하는 선입견을 가졌지만, 화장기 하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은 그녀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부끄러웠다”고 촬영 과정을 소개했다.

한예슬의 세네갈 봉사 활동은 10월 3일 ‘SBS 기아체험’을 통해 공개된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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