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난 ‘에덴의 동쪽’ 양춘희 보다 더 강한 엄마”

  • 입력 2008년 9월 18일 07시 39분


“우리 아이들에게 난 능력 있는 엄마에요.”

자타가 인정하는 베테랑 연기파. 하지만 그녀도 역시 ‘엄마’였다.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쪽진 머리와 몸뻬 바지를 입은 여장부 양춘희 역으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이미숙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드라마와 달리 꼭 붙는 정장에 긴 웨이브 머리를 한 도회적인 모습으로 나온 그녀는 실제 ‘엄마 이미숙’을 묻는 질문에 “내 아이들이 생각하는 난 능력 있는 엄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미숙은 “아이들에게 내가 약하다는 것은 잘 와 닿지 않는 것 같다. 가끔 ‘아이구∼’라는 모션을 취하면 ‘엄마가?’라며 웃는다”며 “그래도 엄마가 능력이 있으니 그걸 나누려면 잘 보여야 하기 때문에 내 앞에서 비굴하게 산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아이들과의 관계에 대해 “친구같이 지내고 서로의 고민을 잘 털어놓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숙은 드라마에서 잡초 같은 생명력으로 두 아들을 키우는 억척 어머니 양춘희와 자신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실제로는 내가 더 강하다”는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미숙은 “자기 인생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고 삶의 지론을 밝혔다.

‘일하는 엄마’가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는 심리에 대해서는 “나도 그랬다”고 답했다. “아이를 생각하면 괜한 죄책감이 들었다”며 “누구나 양쪽 일을 다 잘할 수는 없다. 계속 자기 인생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 과정 속에 해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숙은 어린 시절에 대해 “어머니가 서른둘에 과부가 되어 내 언니와 날 홀로 키우셨다. 혼자된 어머니는 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드셨고, 우리 자매가 엄마를 보고 따라갈 수 있는 목적 의식을 제시했다. 우리를 버리거나 데리고 시집가지 않은 것 자체로 내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말했다.

올 해로 데뷔 30년째를 맞는 이미숙은 ‘30년을 맞는 소회’를 묻자 “오래되어 보여 싫다”면서도 “앞으로 30년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미숙은 “나이가 60, 70이 되더라도 사랑을 전제로 한 작품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깜짝 놀랄만한 소재도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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