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골에서 암과 싸우는 신혼부부… KBS2 ‘인간극장’

  • 입력 2008년 6월 17일 03시 04분


코멘트
▽KBS2 ‘인간극장-내 생애 봄날’(오후 8시 20분)=경기 연천군 동막골 언덕 위 하얀 집에 사는 부부 김영은(35), 전붕식(37) 씨.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내던 부부는 2년 전 고대하던 아기 임신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임신 마지막 달부터 김 씨에게 엄청난 고통이 시작됐다. 등이 아파 누워있을 수도 걸을 수도 없었다. 딸 시영이가 태어나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출산 후 진단을 받았을 때 이미 김 씨의 몸 속에는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이상으로 암세포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 씨는 유방암 말기였을 뿐 아니라 척추뼈 골반뼈와 간까지 암이 전이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김 씨에게 이제 수술이 불가능하며 6개월 밖에 살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절망에 빠진 부부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동막골에 들어왔다. 공기 좋은 자연 속에서 김 씨는 현재 가족과 함께 암과 싸우고 있다. 김 씨는 길가에 핀 장미꽃을 보고 함박웃음을 짓고 화사한 찔레꽃을 보고 소녀처럼 좋아하다가도 며칠 사이 시들어버린 꽃을 보고 다시 눈물을 쏟는다. 그러나 아픈 기색을 보이면 가족들도 아파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김 씨는 항상 즐거운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한다. 김 씨 뒤에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인 가족들이 있다. 김 씨가 유방암 말기 선고를 받자 김 씨의 부모는 대구에서 직장을 포기하고 같이 생활하기 시작했다. 부모는 손녀를 키우는 일부터 집안 살림, 버섯 재배, 산삼 재배 등을 돕고 있다. 남편 전 씨도 항암치료비, 약 값, 생활비까지 버느라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한다. 그는 매일 새벽 5시 아내를 위해 야채수프를 끓인다. 여기에 암과 관련된 모든 서적을 탐독하고 아내의 식습관 등을 모조리 바꾸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