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에 대한 ‘5가지 편견과 진실’

  • 입력 2007년 12월 3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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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으로 돌아온 가수 이승환과의 ‘말랑말랑 인터뷰’

“가요계의 망신창이에 이어 공연계도 붕괴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가수를 수입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제 정규앨범 9집이 마지막 CD 앨범이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

가수 생활 어느덧 18년. 2000년대 들어 급격히 허물어지는 가요계를 향해 잇단 강성 발언을 쏟아냈던 이승환(42)이 “이젠 더 이상 이런 발언이 소용 없는 단계로 가요계가 진입해버렸다”며 탄식했다. 부딪쳐 깨지고 다치다 보니 어느새 ‘순응’이라는 단어를 배웠다는 그는 록음악에 대한 열정을 잠시 참고 말랑한 발라드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정규 9집 이후 1년만에 출시한 미니앨범 이름도 그래서 ‘말랑’ (Mallang)이다.

“ ‘말랑’이 잘되면 제대로 된 락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만약에 안 된다면 내년 4월 일본 유학을 떠날 것”이라고 배수의 진도 쳤다.

이번에는 앨범도 ‘말랑’으로 돌아왔으니 ‘비장’ 보다는 ‘말랑’한 대화를 해보자고 권했다. 가수 이승환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를 하나씩 짚었고, 달변가 이승환은 간혹 “‘무릎팍 도사’보다 심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솔직하고 유쾌한 답을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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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이승환은 있는 집 자제다?”

“왜 그런 말이 자꾸 나오는지 모르겠다. 처음 가수가 되려고 할 때 아버지가 500만원을 주신 것 빼고는 거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2집 3집이 대박이 났을 때도 좌석버스를 타고 다니다가 아버지가 소형차 포니를 주셔서 꽤 오래 몰고 다녔다. 좋은 차들이 많이 드나드는 방송국을 오갈 때 괜히 부끄럽기도 했는데 나중엔 그런 내 자신이 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3년 전까지 돈 관리를 맡아주시다가 내가 직접 관리하는 것은 요 근래다.”

하지만 90년대 지방 공연을 다니며 잇단 사기를 맞았을 때 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아버지에게 “금고에 있는 돈을 빌려달라”고 급전을 부탁했다는 사례를 말하기도 해 중산층 이상의 재력을 실감케 했다.

◆ 둘! “이승환은 발라드로 벌어 락으로 홀랑(?) 까먹었다?”

“지금껏 가수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발라드로 벌어서 락으로 모두 까먹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단지 스튜디오에 거금을 투자한 것은 자랑스럽다고 여기면서도 살짝 후회된다. 국내 최고의 시설과 음향을 자랑하는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건축 초기에 20억, 차후 10억이 더해져 총 30억이 투자됐다. 하지만 이후 우후죽순으로 스튜디오들이 생겨났고, 음질의 차이가 무의미한 MP3 세대로 넘어오면서 매해 적자를 기록했다. 주변에서는 ‘당시 다른 연예인들처럼 그 돈으로 부동산을 샀으면 돈 많이 벌었겠다. 왜 그랬느냐’고 타박 아닌 타박도 하지만 여전히 옳은 일이었다고 믿고있다.”

◆ 셋! “이승환 노래는 쉬운 듯 어렵다”

그의 히트곡들은 열거하기 조차 힘들다. 정규앨범 9장, 베스트 앨범-라이브 실황 앨범, ‘이오공감’과 ‘더 클래식’ 등 프로젝트 앨범 등을 포함해 천 만장 이상을 팔아 치워 온 그다. 그 중에는 ‘천일동안’, ‘덩크슛’, ‘붉은 낙타’ 등 쉬운 듯 어려운 곡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대중친화적’인 앨범 ‘말랑’을 들고 돌아온 그에게 ‘요즘 노래는 한번 들어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승환 노래는 비교적 어렵다’고 사견을 전제로 물었다.

그는 “요즘 인기 노래 중에는 처음 듣는 노래인데도 ‘이것 너무 심한 것 아니냐’ 할 정도로 표절이 의심되는 곡들이 많다”면서 “18년 동안 가수 생활을 해왔는데 너무 쉬운 음악은 싫고, 그러한 추세에 나까지 편승하고 싶지는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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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 “이승환은 중년 오타쿠다?”

스쿠터 타기, 피규어 수집, 컴퓨터 게임…

그는 다양한 취미의 소유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년 오타쿠(어떤 분야에 마니아 보다 광적으로 심취해 있는 사람을 일컫는 일본어)’라는 세간의 말에 대해서는 “난 ‘오타쿠’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중년층에서도 자신의 취미와 여가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전하기 위해 ‘난 오타쿠다’라고 말한 적은 있다. 하지만 난 다분히 얼리어답터(Earlyadopter)적이며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취미를 즐기는 사람일 뿐이다.”

20대에서 40대까지 외모나 말투, 가치관 등 ‘인간 이승환은 너무 한결 같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진지함은 음악에 다 담아냈다. 실제의 나는 20대 초반의 정신적 젊음을 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다섯! “이승환은 사랑에 마음을 닫았다?”

2006년 3월 탤런트 채림과의 파경. 사랑의 상처가 있는 그에게 ‘사랑’이라는 단어를 꺼내기도 왠지 조심스럽다. 하지만 미니앨범 ‘말랑’의 타이틀곡 ‘내 맘이 안그래’는 그가 직접 노랫말을 쓴 가슴 저미는 이별 노래. 염치 불구하고 달라진 사랑에 대해 물었다.

“예전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조건 아름답고 헌신적이었다. 그간 가사에도 묻어나듯이 헤어짐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앨범 작업을 하면서 이별 노래에 냉소가 좀 들어간 것 같다.”

‘새로운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있느냐’는 질문에는 “3개월 설레고 3년이 아플지라도 나는 3개월을 위해서 사랑을 할 것이다. 지금은 또 다른 사랑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올 한 해는 일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브의 황제’가 펼치는 ‘유치뽕 환장 콘서트’ 기대

‘공연의 화신’ 이승환은 오는 12월 22일과 24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슈퍼히어로’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대규모 장비, 깜짝 게스트와 퍼포먼스로 또 한번 팬들을 ‘환장’의 도가니로 이끈다는 각오다.

히어로(영웅) 옆에는 미녀가 있어야 된다는 ‘기본 상식’에 충실, 8등신 S라인 미녀가 처음으로 콘서트에 투입되고 MBC 주말극 ‘깍두기’의 주인공 박신혜와 6집으로 돌아온 토이의 유희열이 이에 가세한다.

이승환의 ‘유치뽕’ 연말 콘서트는 홍보가 들어가기도 전에 매진이 임박한 상태. 미니앨범 ‘말랑’의 첫번째 추가 제작도 품절을 앞두고 있어 두 번째 추가 제작을 계획중이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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