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는 더 무섭게… 영화장르는 더 다양하게”

  • 입력 2007년 7월 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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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개막… 부천영화제 한상준 위원장

‘도∼쿄도 가고, 유∼바리도 가고, 이제 부천만 남았구나.’

아시아 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도쿄(東京)영화제는 재원 부족으로 무기한 중단됐고, 유바리(夕張)영화제 역시 유바리 시가 파산하면서 올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부천영화제도 지난해 갑작스러운 집행위원장 교체와 이에 대한 반발로 영화계의 보이콧이 이어지면서 거센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이장호 집행위원장 체제로 간신히 10회 행사를 치러 낸 부천영화제가 12∼21일 11회 축제에 돌입한다. 올해 초 3년 임기의 집행위원장으로 취임한 한상준(49·사진) 위원장을 만나 1회와 같은 심정으로 맞이하는 11회 부천영화제의 이모저모에 대해 들어봤다.

“부천영화제의 모토라 할 수 있는 ‘사랑, 환상, 모험’ 중에서 지난해 사랑이 강조됐다면 올해는 환상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판타스틱영화라 하면 공포, 스릴러, SF를 3대 장르로 꼽을 수 있다. 환상을 강조한다면 아무래도 악몽과 같은 환상을 담은 공포와 몽환적 SF가 강해졌다는 뜻일 터. 이번 영화제에서 악몽을 대표할 만한 작품은 ‘마스터즈 오브 호러2’와 ‘그림러브스토리’다.

‘마스터즈…’는 믹 개리스 감독이 세계적 공포영화 감독들에게 60분 내외의 작품을 의뢰해 제작한 10편을 묶어 지난해 상영한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연장선상에서 존 카펜터, 다리오 아르젠토, 조 단테 등 공포영화의 거장들이 참여한 업그레이드 버전. ‘그림러브스토리’는 독일에서 벌어진 식인 애호가들의 실화를 핏빛 가득한 사실적 화면에 담아 ‘악명’이 자자한 작품이다.

SF물에서는 프랑스 영화 애호가인 한 위원장의 색채가 좀 더 강하다. 20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환상적 러브스토리를 그려 낸 황규덕 감독의 개막작 ‘별빛 속으로’와 장 뤼크 고다르의 ‘알파빌’, 프랑수아 트뤼포의 ‘화씨 451’, 알랭 레네의 ‘사랑해, 사랑해’, 루이 말의 ‘블랙 문’과 같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희귀 SF영화만 모은 프랑스SF특별전이 그렇다. 영화 기자, 영화 교수,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를 거친 한 위원장은 1년여 번역작업을 거쳐 지난해 ‘트뤼포: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을 펴냈을 만큼 누벨바그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판타스틱영화제의 본령인 공포영화 쪽은 좀 더 하드고어로 가는 대신 판타스틱영화의 저변을 더 넓혀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영화와 예술성 높은 작품을 많이 소개하겠습니다. 경기도 유일의 국제영화제이자 아시아 유일의 판타스틱영화제인 부천영화제를 계속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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