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목소리만 놓고 보면 취재진보다 더 격렬하게, 간절하게 소리 지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연예 프로그램 리포터들이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43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5시 20분께 탤런트 류수영을 시작으로 수많은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다른 시상식보다 레드카펫 행사가 짧아 스타들의 인터뷰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특히 극장 로비 포토존은 사진만 찍게 하고 인터뷰는 차단했다.
리포터들은 비상이 걸렸다. 비주얼은 잡았는데 스타의 멘트를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워진 것이다. 주최 측과 합의 끝에 포토존을 지나 극장으로 들어가기 직전 5미터 남짓한 구역에서 인터뷰를 ‘알아서 하라’는 해결책을 찾았다.
하지만 스타들은 미소와 악수 정도로 이들과 대면했다. 생방송 시간인 오후 6시가 가까워지자 주최측은 스타들의 자리 배치 문제로 서둘러 입장을 시켰고 리포터들은 더욱 다급해졌다.
취재제한 구역을 넘어 젖 먹던 힘을 다해 스타의 이름을 외쳐보지만 신화의 이민우와 김동완은 반대편에 위치한 방송 관계자로 발걸음을 돌렸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MBC ‘섹션 TV연예’의 리포터인 박슬기는 아예 마이크 모양의 인형탈을 쓰고 머리를 들이대는 등 엽기적인 장면도 포착됐다.
TV에서 연예가 소식을 편하게 지켜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들의 ‘눈물나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 아닐까.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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