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웬만해선 그녀를 막을수 없다’

  • 입력 2007년 3월 10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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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이 필요없는 배우입니다. 도통 종잡을 수 없거든요. (웃음)"

누구 얘기일까. '엉뚱함'으로 충무로를 사로잡은 신예 정유미다. MBC 주말특별기획 '케세라세라'(극본 도현정, 연출 김윤철)의 김윤철 PD는 여주인공으로 낙점된 그녀를 가리켜 "정제되지 않은 자유로움"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뭐든지 할수 있다'는 뜻의 스페인어에서 제목을 따온 '케세라세라'는 백화점을 무대로 벌어지는 젊은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가 연출을 맡았고, 문정혁, 정유미, 이규한, 윤지혜 등이 출연한다.

9일 오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김 PD는 관록있는 연출자로서 다소 황당할 법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브라운관 '초짜' 정유미와의 작업에는 '리허설 따윈 필요없다'는 것.

"정유미씨는 리허설이 따로 필요가 없어요. 리허설을 해봐야 소용없기 때문이죠. 촬영 전 스텝들과 블로킹을 짜거나 카메라 동선을 일일이 맞춰도 '슛'이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대로 움직여요."

김 PD는 "솔직히 처음엔 불편했는데 '정제되지 않는 자유로움'이 그녀만의 매력"이라며 "정유미가 TV는 처음이라 출연 설득하는데 애 먹었지만 지금은 서로 신뢰를 갖고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며 '낯선 얼굴'의 등장을 반겼다.

그동안 '사랑니'(감독 정지우) '가족의 탄생'(감독 김태용) 좋지아니한가'(감독 정윤철) 단 3편의 영화로 독특한 필모그라피를 쌓은 정유미.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외모, 감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순수함과 더불어 날 것의 느낌이 묻어나는 '생' 연기로 짧은 경력이 비해 유독 감독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달리 그녀의 언변술은 턱없이 빈약해 종종 취재진을 당황케 한다. 이날 제작발표회 역시 '캐릭터 소개'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에도 가뜩이나 떨리는 목소리에 웃음보마저 터져 끝내 말문을 잇지 못하고 얼버무린 것.

정유미는 "저도 잘 하고 싶은데 이런 공식석상에서 얘기하는 게 아직 많이 어색하다"며 "영화도 속도가 빨라 허덕였는데 저 같은 사람이 드라마를 하면 큰일날 줄 알았다"며 겁 먹은 얼굴로 두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어 상대배우 문정혁에 대해 "외부적으로 누구라는 건 알았지만 개인적으론 별 생각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밝히는 한편 "2월초부터 촬영을 시작했는데 아직 호칭을 부른 적 없다.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그냥 연기한 뒤 헤어진다"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거침없는' 정유미의 모습에 배꼽을 잡으며 옆에서 희한하게 바라본 문정혁은 "참 특이하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심으로 대하는 게 느껴진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백지장처럼 새하얀 정유미의 매력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케세라세라'는 '하얀 거탑' 후속으로 오는 17일 첫 전파를 탄다.

[화보]에릭 정유미 주연 MBC ‘케세라세라’ 제작발표회

이지영 스포츠동아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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