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관객의 힘’… ‘해바라기’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

  • 입력 2006년 12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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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화 ‘해바라기’. 사진 제공 아이비젼
지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화 ‘해바라기’. 사진 제공 아이비젼
김래원 주연의 영화 ‘해바라기’ 시사회 날, 배급사인 쇼박스 관계자는 “지방에선 틀림없이 잘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결과는? 이 영화는 지난 주말까지 전국 87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2주간 박스오피스 1위(전국 기준)를 지켰다. 극장가가 극심한 관객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이 중 65만 명이 지방 관객으로 서울의 약 3배다. ‘지방 관객의 힘’이다. 보통 영화의 지방 관객은 서울 관객의 2배 정도다.

쇼박스 측은 “김래원은 도시적으로 ‘뺀질한’ 미남이 아니고 속정 깊어 보이는 스타일이라 지방에서 더 선호하고 배경도 지방 소도시이기 때문”이라고 지방 흥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배급사는 애초부터 지방에서 잘될 영화라는 판단에서 이 영화의 스크린 수를 서울 65개 지방 249개로 잡았다.

강아지와 어린 남매의 사랑을 그렸던 영화 ‘마음이’는 예상을 깨고 100만 관객을 기록했는데 지방 관객이 서울보다 3.79배 많았다. 어느 주말에는 서울 대 지방 관객 비율이 1 대 6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4년에 지방 흥행으로 화제가 된 ‘목포는 항구다’와 비슷한 수치였다. 코미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누가 그녀와 잤을까’도 지방 관객이 3∼3.5배나 많았다.

보통 멜로나 드라마, 외화는 서울에서, 액션이나 코미디는 지방에서 흥행이 잘된다는 영화계의 속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트렌디드라마나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한 이야기는 서울에서, 사랑보다 인간성에 호소하거나 재미를 추구하는 영화는 지방에서 더 인기를 모은다.

올가을 이후 개봉한 외화 중 최고의 흥행작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개봉 때부터 서울을 집중 공략했다. ‘해바라기’보다 전체 스크린 수는 75개 적지만 서울 스크린 수는 거의 같았다. 결과는 172만 관객 중 서울 대 지방 비율이 1 대 1.6이었다. 지난 주말까지 멜로 ‘그해 여름’과 외화 ‘디파티드’는 모두 1 대 1.8로 서울 관객의 비중이 높았다. 스릴러 ‘프레스티지’는 거의 1 대 1의 비율로 지방에서는 관객을 끌지 못했다. 마술을 소재로 한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80만 명이 본 일본 영화 ‘데스노트’는 1 대 2.5로 지방에서도 잘된 편. 서울과 지방에 관계없이 만화를 본 학생층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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