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 측은 “김래원은 도시적으로 ‘뺀질한’ 미남이 아니고 속정 깊어 보이는 스타일이라 지방에서 더 선호하고 배경도 지방 소도시이기 때문”이라고 지방 흥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배급사는 애초부터 지방에서 잘될 영화라는 판단에서 이 영화의 스크린 수를 서울 65개 지방 249개로 잡았다.
강아지와 어린 남매의 사랑을 그렸던 영화 ‘마음이’는 예상을 깨고 100만 관객을 기록했는데 지방 관객이 서울보다 3.79배 많았다. 어느 주말에는 서울 대 지방 관객 비율이 1 대 6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4년에 지방 흥행으로 화제가 된 ‘목포는 항구다’와 비슷한 수치였다. 코미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누가 그녀와 잤을까’도 지방 관객이 3∼3.5배나 많았다.
보통 멜로나 드라마, 외화는 서울에서, 액션이나 코미디는 지방에서 흥행이 잘된다는 영화계의 속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트렌디드라마나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한 이야기는 서울에서, 사랑보다 인간성에 호소하거나 재미를 추구하는 영화는 지방에서 더 인기를 모은다.
올가을 이후 개봉한 외화 중 최고의 흥행작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개봉 때부터 서울을 집중 공략했다. ‘해바라기’보다 전체 스크린 수는 75개 적지만 서울 스크린 수는 거의 같았다. 결과는 172만 관객 중 서울 대 지방 비율이 1 대 1.6이었다. 지난 주말까지 멜로 ‘그해 여름’과 외화 ‘디파티드’는 모두 1 대 1.8로 서울 관객의 비중이 높았다. 스릴러 ‘프레스티지’는 거의 1 대 1의 비율로 지방에서는 관객을 끌지 못했다. 마술을 소재로 한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80만 명이 본 일본 영화 ‘데스노트’는 1 대 2.5로 지방에서도 잘된 편. 서울과 지방에 관계없이 만화를 본 학생층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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