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브리핑-MBC, FTA효과 ‘아전인수’

  • 입력 2006년 7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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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은 멕시코 좌파의 말을, 정부는 집권 세력인 멕시코 우파의 말을 인용하면 누구를 믿어야 하나?”

MBC PD수첩과 정부의 인터넷 홍보 사이트 국정브리핑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공방을 벌이면서 서로 다른 자료로 일방통행식 주장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PD수첩은 4일에 이어 18일 방영한 ‘한미 FTA, 진실과 거짓’에서도 1992년 멕시코와 캐나다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뒤 사회 양극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PD수첩은 멕시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빈부 격차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2000년 57.4%(높을수록 소득이 불평등)까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정브리핑은 19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멕시코의 지니계수가 1994년 53.6%에서 2002년에는 51.1%로 개선됐다고 반박했다.

PD수첩은 또 현지 취재를 통해 “최근 멕시코 대선에서 좌파인 민주혁명당 후보가 NAFTA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워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정브리핑은 “멕시코 홍보관은 NAFTA를 체결하기를 잘했으며 (민주혁명당 후보는) 피해가 큰 농산물에 대해 제한적인 추가 협상 의지를 밝혔을 뿐이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캐나다의 노숙자 수에 대해서도 PD수첩은 “밴쿠버는 3년 새 노숙자가 2배로 증가했다”고 보도했으나 국정브리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를 인용해 캐나다의 빈곤층 비율이 최근 2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맞섰다.

PD수첩과 국정브리핑은 취재원 인용에도 편향성을 보였다. PD수첩은 한미 FTA를 반대하는 국내외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한 반면 국정브리핑은 멕시코 공무원들의 말을 인용해 PD수첩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PD수첩은 또 약값 재조정, 미국산 쇠고기 수입, 스크린 쿼터 축소,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 등 미국이 제시한 4대 선결 조건을 정부가 들어줌으로써 협상력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19일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한미 FTA에 대해 일방적 보도를 한 MBC와 이에 또 다른 언론의 형태로 대응함으로써 품위를 떨어뜨린 정부가 모두 공론의 형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브리핑과 MBC PD수첩의 엇갈리는 주장
PD수첩-국정브리핑
2000년 57.4%로 증가(멕시코 통계청 자료)멕시코 지니계수2002년 51.1%로 감소(한국금융연구원 자료)
NAFTA 재협상이 공약(대선 후보 인용)멕시코 좌파대선후보 공약일부 농산물에 한해 NAFTA 재협상(멕시코 홍보관)
밴쿠버는 NAFTA 때문에 3년 사이 노숙자가 2배로 증가(캐나다 현지 자료)캐나다 노숙자 수캐나다 빈곤층 비율은 20년간 큰 변화 없다(OECD 자료)
NAFTA가 경제 상황 악화의 주원인(저소득층, 민주혁명당 의원)멕시코인의NAFTA 평가NAFTA가 경제 성장 둔화의 주원인 아니다(멕시코 주정부 공무원)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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