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직원 82% “鄭사장 연임 반대”

  • 입력 200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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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체 직원의 82.4%가 정연주(鄭淵珠)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노동조합이 정 사장 임기 만료(6월 30일)를 앞두고 지난달 9∼17일 직원 57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050명 중 3337명(82.4%)이 정 사장 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정부 여당 일각에서는 정 사장을 연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내부의 반대 의견 우세로 정 사장의 연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S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이번 조사의 직능별 결과를 보면 기술직의 연임 반대율이 90%로 가장 높았고 경영직 83%, 기자와 PD직 77% 등 직군별 반대 의견이 고르게 높게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기자협회나 PD협회가 정 사장의 정책 노선을 지지해 왔으나 이들 직능단체 집행부의 의견과 달리 일반 기자나 PD들의 정 사장에 대한 불신도가 높게 나타났다.

정 사장의 직무 수행성과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하라는 설문에서는 PD(51점)와 5년 이하 직원들(50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이 30∼40점대의 낮은 점수를 줬다.

정 사장의 업무 수행을 11개 영역으로 나눠 평가토록 한 설문에선 10개 항목이 10점 만점에 4점대의 점수를 받았다. 특히 직원들은 △팀제 졸속 운영으로 인한 조직 내 결속 훼손 △2004년 638억 원의 적자 유발 등 경영 능력의 부족 △비전 제시 실패 △공영방송의 정체성 훼손 등을 정 사장의 실책으로 꼽았다. 드라마의 잇단 성공 덕분에 프로그램 경쟁력 분야에서만 5점대를 넘겼다.

차기 사장의 조건에 대한 설문(복수응답)에서 직원들은 경영 능력(79%)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공영방송 실현 의지, 방송 전문성, 노사화합의 순으로 답했다.

한 PD는 “연임 반대 비율이 70% 선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80%가 넘어 우리도 깜짝 놀랐다”며 “정 사장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누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으나 공식 언급을 피하고 있다. KBS 노조는 “6일 배포될 노보에 이번 조사 결과를 상세히 공개할 것”이라면서 “경영진의 반응을 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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