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다큐 ‘노인들만 사는 마을’…주민 평균연령 76세

입력 2005-11-18 03:00수정 2009-09-3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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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노인들만 사는 마을’에 소개되는 전남 고흥군 두원면 예동마을 할머니들. 이 마을에서는 70, 80대 허리 굽은 노인들이 서로 품앗이를 하며 농사를 짓는다. 사진 제공 MBC
전남 고흥군 두원면 예동마을은 노인들만 사는 곳이다. 주민 37명 중 35명이 65세 이상이다. 평균 연령은 76세. 제일 젊은 남성이 65세, 제일 젊은 여성은 59세다. 자식들은 모두 도시로 떠났다.

MBC 창사특집 프로그램 ‘노인들만 사는 마을’(20, 27일 밤 11시 25분)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0월까지 예동마을의 삶을 카메라로 관찰하고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농촌의 사계는 아름답지만 그곳이 터전인 노인들이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농사일이 힘에 부쳐 묵혀두는 논이 늘어가고, 노인들은 질병이 자주 오는 친구 같다.

10월 마을의 부녀회장 진금자 할머니는 마늘을 심으려고 마을에서 놉(삯일꾼)을 구했다. 70세인 진 할머니를 도우러 온 사람은 82세 송순애 할머니와 70대 할머니 셋. ‘염치없는 일이지만’ 다른 일손을 찾을 수 없었던 진 할머니는 82세 송 할머니에게 부탁해야 했다.

송 할머니가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몸이 아픈 주민이 많아 농사를 도울 일손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1년여 촬영 중 노인 7명이 다쳤다. 나락을 널다가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고 콩을 털다가 주저앉아 허리를 다쳤다. 노인들이 다치면 제일 젊은 남성인 65세 이장이 부상자를 업고 병원으로 가야 한다. 김태인(66) 할아버지는 “죽음이란 건 받아놓은 밥상”이라고 말한다. 젊은 시절 멋쟁이 소리를 들었다는 송대순(83) 할머니는 “청춘을 돌려다오”라면서 눈물짓는다.

사람 사는 곳이라 힘겨운 일도 많지만 그만큼 다감한 얘깃거리도 많다. 김종현(80) 할아버지는 부인 송옥례(79) 할머니의 병치레가 잦아 귀찮을 법도 한데 언제나 부인을 극진히 간호한다. “할머니가 세상 떠나면 하루도 편하게 밥을 못 먹을 것”이라며 눈물을 보인다. 진 할머니와 50년을 해로한 김경근(71) 할아버지는 카메라 앞에서 ‘첫날밤에 운 사연’을 털어놓았다. 결혼식 날 밤 신부 얼굴을 처음으로 봤는데 너무 못생겨서, “내 인생은 끝났다”며 일주일을 울었단다. 예동마을 노인들은 모두 배우자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결혼했지만 갈라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단하지만 순하게 살아가는 노인들, 사라져가는 공동체의 모습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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