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족과 보기에 섬뜩”…KBS뉴스 추락장면 반복 방영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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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21일 ‘뉴스 9’에서 다음날 ‘정오 뉴스’까지 15여시간 동안 고공낙하 놀이기구 사고로 구조대원과 탑승객이 추락하는 장면을 일곱 차례나 반복 방영했다. KBS 화면 촬영
KBS는 21일 ‘뉴스 9’에서 다음날 ‘정오 뉴스’까지 15여시간 동안 고공낙하 놀이기구 사고로 구조대원과 탑승객이 추락하는 장면을 일곱 차례나 반복 방영했다. KBS 화면 촬영
KBS가 21일 오후 충남 서천군 리버사이드 파크랜드에서 발생한 고공낙하 놀이기구 사고에서 탑승객과 구조대원이 20여m 아래로 추락하는 장면을 22일 정오까지 모두 일곱 차례나 반복 방영해 빈축을 사고 있다.

KBS는 21일 1TV ‘뉴스 9’에서 이 장면을 톱뉴스로 다루면서 추락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두 차례 내보냈다. 이 장면은 ‘뉴스 9’ 예고편에서도 방영된 바 있어 이날 저녁에만 세 차례 반복 방영됐다. 추락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끔찍한 인상을 남겼다.

KBS1 TV는 또 22일 오전 6시 ‘뉴스 광장’과 오전 9시반에 방영하는 ‘930 뉴스’에 이어 ‘정오 뉴스’에서도 같은 장면을 내보냈다. 2TV도 오전 7시45분 ‘뉴스’에서 이 장면을 내보내 KBS는 15시간만에 사람들이 추락하는 장면을 무려 일곱 차례나 내보낸 셈이다.

이에 대해 김남훈씨(ID:nhk10003)는 KBS 뉴스 게시판에 글을 올려 “뉴스의 정확성을 위해 보도했다고 보기엔 너무 적나라한 장면인 듯하다. 가족 시청시간대에 구조대원과 탑승객의 추락 장면을 보니 섬뜩했다”고 지적했다.

김은하씨(ID:fseh)는 ‘TV비평 시청자데스크’ 게시판에 “뉴스 예고편을 보다가 남편과 소리를 질렀다. 정말 KBS가 뉴스를 내보내면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송종길 연구팀장은 “자극적인 뉴스 영상에 대해선 방송사 내부에서도 비판이 많을 텐데 시청자들이 받을 영향을 감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극적 영상도 문제지만 이를 반복 방영한 점에 대해서는 비판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KBS 보도국의 홍지명 전국부장은 “자문변호사에게 문의했더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으며 시청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우려가 있어 모자이크 처리했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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