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햇빛 속으로’(1999년) ‘맛있는 청혼’(2001년)에 이어 ‘네 멋대로 해라’(2002년)로 마니아들을 모은 박성수 PD(43)가 22일 MBC 수목드라마 ‘나는 달린다’(밤 9·55)를 선보인다.
‘나는 달린다’의 주인공인 용접공 무철(김강우)은 박 PD가 이전 작품에서 여러 차례 다뤄온 아웃사이더 캐릭터. 무철은 마음이 괴로우면 달리기를 하고, 책을 가까이 하면서 몽상가적인 면모도 있다. 상대역은 사진기자 희야(채정안). 두 사람은 단축마라톤대회에서 만나 서로 끌린다. 무철의 사고뭉치 동생 상식(에릭)이 사기를 당하고 가출소녀 영지(김은주)가 그들의 사이에 끼어드는 등 우여곡절이 빚어지지만 이들은 ‘욕심껏 꿈꾸고 마음껏 사랑한다.’
박 PD는 “무철에게 달리기 취미를 갖게 한 설정은 어떤 일에 대해 머리로 생각하기보다 몸으로 맞서는 게 더 솔직하고 건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 멋대로 해라’의 소매치기 ‘복수’가 인생을 더 가치있게 살기 위해 스턴트맨이 된 것과 유사한 설정이다.
특히 박 PD는 이전 작품에서도 아웃사이더의 삶과 희망을 다뤘다. 달동네의 고아와 부모의 이혼에 상처입은 부잣집 아들(햇빛속으로), 소매치기와 인디 록 밴드 키보디스트(네멋대로 해라)는 박 PD가 포커스를 맞춘 우리 시대의 아웃사이더들이다.
박 PD는 “기존 사회에 건강하게 반항하고 그 안에서 꿈을 잃지 않는 아웃사이더들의 삶을 통해 희망을 그렸다”며 “‘나는 달린다’에서도 매회 한번 이상 무철의 꿈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무철의 꿈은 ‘내 조건이 좀더 좋았더라면’ ‘내게 애인이 있다면’ 등 주변 젊은이들의 소박한 바람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이 드라마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벌써 300여건의 글이 올라 팬들의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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