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야인시대’ 숱한 화제 남기고 30일 종영

  • 입력 2003년 9월 28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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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또깡 신드롬’을 일으켰던 SBS 드라마 ‘야인시대’가 30일 124회로 끝을 맺는다. 이 드라마에서 청년 김두한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안재모(가운데). 사진제공 SBS
‘긴또깡 신드롬’을 일으켰던 SBS 드라마 ‘야인시대’가 30일 124회로 끝을 맺는다. 이 드라마에서 청년 김두한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안재모(가운데). 사진제공 SBS
‘긴또깡 신드롬’ ‘시청률 50% 돌파’ 등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던 SBS 월화 대하드라마 ‘야인시대’(극본 이환경, 연출 장형일)가 30일 124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해 7월 29일 첫 방송된 후 14개월만이다. 국회 오물투척 사건으로 구속됐다 병보석으로 풀려난 김두한이 절을 찾아 잘못을 속죄하고 귀가하던 길에 갑자기 쓰러져 숨을 거둔다는 것이 마지막 회 내용.

안재모 주연의 ‘청년 김두한’(1∼50부)과 김영철이 연기한 ‘장년 김두한’(51∼124회)으로 나뉘어 방송된 ‘야인시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청년 김두한과 일본 하야시패가 안개 낀 장충단 공원에서 벌인 건곤일척의 대결을 담은 39회는 ‘꿈의 시청률’인 50%(TNS미디어코리아 조사)를 기록하면서 ‘긴또깡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서로를 ‘구마적’ ‘신마적’ ‘쌍칼’ ‘개코’ ‘번개’ 등 극중 등장인물의 별칭을 따 부르는 등 신드롬이 확산되자 ‘조폭을 미화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안재모는 이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고 가수로 데뷔했으며, 암흑세계의 주먹인 ‘쌍칼’과 ‘구마적’으로 각각 출연해 사나이 세계의 의리를 보여준 박준규 이원종은 이후 각종 TV 프로그램과 영화에서 주연급 조연으로 자리를 굳혔다. 김두한의 측근 김무옥을 연기한 개그맨 이혁재는 본격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기도 했다.

평균 37%의 높은 수치를 보이던 ‘야인시대’ 1부의 시청률은 정치드라마 색채가 짙어지고 선악구도가 모호한 ‘장년 김두한’(2부)으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하락, 20% 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같은 시간대 MBC ‘옥탑방 고양이’(6월 2일∼7월 22일) ‘다모’(7월 28일∼9월 9일)와 KBS2 ‘여름향기’(7월 7일∼9월 8일) ‘상두야 학교가자’(9월 15일∼) 등 젊은층을 노린 감성적 화제작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야인시대’는 중장년층의 변함없는 지지를 받으며 2부 평균 23.6%의 시청률을 이어갔다. 유태웅(유지광) 김영호(이정재) 최준용(임화수)의 선 굵고 개성적인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환경 작가는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 같은’ 독특한 스토리 전개방식으로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경기 부천에 70억원을 들여 옛 종로 풍경을 재현한 이 드라마 오픈세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160만 명이 다녀가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임화수씨의 유족이 “고인을 사실과 다르게 과격한 인물로 묘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방송사를 상대로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되기도 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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