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한국의 미인을 얘기해 보세”백기완씨 EBS 특강

  • 입력 2003년 8월 26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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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인은 무언가. 그것은 나네, 도랑네, 너울네에서 해법을 찾아봄직하다. ‘나네’는 언 땅을 뚫고 일어서는 싱그러운 새싹 같은 여인이다. ‘도랑네’는 칠흑의 밤을 무너뜨리는 한점 불빛의 여인이다. ‘너울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던져 일한 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여자다.”

EBS는 9월17일까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사진)이 출연하는 4주 연속 특강 ‘굽이굽이 나의 인생’(월∼수 오후 9시)을 방송한다. 백 소장은 12회 분량의 이번 특강에서 사회의 어른으로서 이 시대 젊은이들이 추구해야할 삶의 가치, 희망의 문학,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원형에 대해 강의한다.

8번째 강의(9월9일)에서 소개되는 한국 미인의 형상은 ‘18고비’(18군데 신체 부위의 비유)로 설명된다. 은어 새끼 떼에 입맞추 듯 생긴 발가락, 높은 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실여울 같은 다리, 진달래 꽃술을 기다리는 흰 항아리 같은 엉덩이, 풀밭에 너울지는 명주필 같은 허리, 오월의 푸른 언덕 같은 가슴, 봄에 바위를 뚫고 푸른 기 하나 없이 허옇게 솟아나는 엄싱어(풀대)같은 목….

백기완 식 미학이 말하는 ‘한국 미남’은 또 무엇인가. 썩어 문드러진 세상을 거슬러 올라 옥죄고 있던 쇠사슬을 끊고 자기 해방을 일구어 내는 사내, 부정부패를 보면 온 몸이 달아오르는 ‘씨뻥메’, 배신한 친구와 변심한 애인까지 품어줄 줄 아는 ‘섬지기’, 허울과 위선을 벗어젖히는 ‘벗은발’이 잘 난 사내라고 백 소장은 말한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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