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나쁜 녀석들2'…화끈… 끔찍… 더 거칠어졌다

  • 입력 2003년 7월 24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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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고어’적인 폭력을 앞세워 ‘더 많이, 더 세게’ 보여줘야 한다는 속편의 법칙에 충실한 영화 ‘나쁜 녀석들2’. 사진제공 콜럼비아트라이스타코리아
‘하드고어’적인 폭력을 앞세워 ‘더 많이, 더 세게’ 보여줘야 한다는 속편의 법칙에 충실한 영화 ‘나쁜 녀석들2’. 사진제공 콜럼비아트라이스타코리아
‘더 크게, 더 세게, 더 많이’ 보여줘야 하는 것은 속편의 숙명이다.

영화 ‘나쁜 녀석들 2’(Bad Boys 2)는 이같은 속편의 법칙에 충실한 영화다. 다만 그 속셈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게 흠이지만.

마이애미 경찰 마이크(윌 스미스)와 마커스(마틴 로렌스) 콤비는 쟈니 타피아(조르디 몰라)가 이끄는 거대 마약 조직이 막대한 마약 유통 자금을 쿠바로 빼돌리려는 음모를 눈치챈다. 이 사건은 마커스의 여동생이자 마약감시국(DEA) 요원인 시드(가브리엘 유니온)가 조직에 잠입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마커스 몰래 시드와 연인 사이로 발전한 마이크는 시드를 보호하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다.

1995년 개봉된 ‘나쁜 녀석들’은 2300만달러(276억원)를 들인 중급 예산의 액션 영화였지만 8년 뒤 2편은 7500만달러(800억원)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로 거듭났다. 제작비가 불어난만큼 액션의 몸집도 커졌다.

영화 초반 마약조직과 마이크-마커스 콤비의 도심 추격전은 마이애미시 ‘맥아더 커즈웨이’ 교각을 4일간 통제하고 찍었다. 최신형 페라리를 비롯한 60여대의 스포츠카가 ‘박살’났고, 안전을 위해 100여명의 경찰병력과 소방대원들이 연일 동원됐다. 영화 마지막 타피아의 저택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미니어처가 아닌 실제 집을 폭파시켰다. 당시 촬영 현장 곳곳에 배치된 카메라가 폭발에 휩쓸려 날아가버릴 정도였다.

이 영화에 대한 현지의 평은 엇갈린다.

“쓰레기같은 영화”라는 악평과 “관객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안다”는 호평도 맞서고 있다. 이 영화는 18일 북미에서 개봉해 사흘동안 4670만달러(560억원)의 수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폭력성의 수위. 이 영화는 ‘하드 고어’에 가까울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넘친다. 마약상들은 시체의 배를 갈라 속에 마약을 숨기고, 이를 찾기 위해 마이크와 마커스는 시체 속에 손을 휘젓는다. 무언가를 손에 잡은 마이크는 마약으로 알고 기뻐하지만 손에는 심장이 딸려 나온다. 경찰에 쫓기던 마약상의 트럭에서 시체가 떨어져 길바닥에 뒹굴다가 뒷차에 다시 치이기도 한다. 노골적인 성(性) 묘사가 거의 없는데도 R등급(국내 18세 이상 관람가)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주인공의 익살과 수다는 여전하다.

마커스를 인질로 잡은 범인에게 마이크가 “내 동료는 각본상 죽게 돼 있다”고 능청떨고, 마이크가 마커스에게 “노래 못한다”고 구박하자 마커스가 “원래 코러스 전문”이라고 응수한다.

‘나쁜 녀석들’을 찍을 당시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감독 마이클 베이, 배우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는 모두 가능성 있는 신예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세계에서 1억 4100만달러(1692억원)의 수입을 거두자 4명은 모두 스타의 반열에 올라섰다.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는 이후 ‘더 록’ ‘진주만’을 함께 찍었고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도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그렇지만 철없긴 해도 풋풋했던 ‘녀석들’이 8년이 지난 지금 능구렁이같은 ‘아저씨들’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쩔수 없다. 8월 8일 개봉.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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