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경인방송 中역사극 '독행시위’서 김민 명나라 공주역

  • 입력 2003년 4월 13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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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TV가 제작한 드라마 ‘독행시위’에서 명나라 공주로 열연한 김민. 사진제공 iTV
중국 베이징TV가 제작한 드라마 ‘독행시위’에서 명나라 공주로 열연한 김민. 사진제공 iTV
“사막에 하얀 눈이 내리는 장면 보셨어요? 너무 더워 촬영을 못할 정도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내리더군요. 하얗게 눈내린 사막에서 빨간색 옷을 입고 결혼식 장면을 촬영했어요. 너무 아름다웠어요.”

도회적인 이미지의 탤런트 김민(28). 그녀에게선 아직도 사막의 모래 바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김민은 13일 경인방송(iTV)을 통해 첫 방영된 ‘독행시위’(獨行侍衛·토 일 밤 9시)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명나라 공주역으로 출연했다. ‘독행시위’는 중국 베이징TV가 제작한 34부작 역사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1582년 중국 명나라를 배경으로 젊은 시위무사인 종원과 영녕공주(김민)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대하사극. 영화 ‘만종’으로 1989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오자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작비만 40억이 들었으며 중국 서북지역의 광활한 사막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액션 장면이 압권이다.

“샤워하고 나면 온 바닥이 모래로 뒤덮일 정도였어요. 피부와 손톱, 머리카락까지 온통 모래가 잔득 낀 상태에서 그 위에 화장을 다시 해야했어요. 감독과 스탭들은 옷으로 얼굴을 온통 가리고, 마스크에 망사까지 둘렀는데 배우들은 모래바람에 맨 얼굴로 맞서야만 했죠.”

김민은 이 작품에서 회당 800만원씩 모두 2억원이 넘는 파격적인 출연료와 함께 특급호텔 제공 등 특별 대우를 받았다. 제작진은 김민이 톱스타 청룽(成龍)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엑시덴탈 스파이’와 중국에 소개된 KBS 드라마 ‘초대’를 보고 그의 세련된 이미지에 반해 출연을 요청했다.

“명나라 말기에는 서양 문물이 도입되던 시기라 계란형 얼굴에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갖춘 여성이 미인으로 간주됐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를 명나라 공주로 캐스팅한 것 같아요.”

그가 연기한 영녕 공주는 명나라의 신종 황제의 친동생이며 아름답고 부드러우면서도 속마음은 강한 캐릭터. 남자 주인공인 젊은 무사 종원과 사랑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정략결혼을 해야만 하는 비운의 운명이다.

“처음에는 전형적인 비련의 여주인공이었어요. 1∼20부까지는 눈물흘리던 기억 밖에 없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나중에 20부가 넘어가면서 말도 타고 액션신도 나오는 적극적인 캐릭터로 변해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었죠.”

김민이 들려준 중국TV의 드라마 촬영 이야기는 무척 생소하다. 우선 땅이 너무 넓고 배우들의 출신지가 제 각각이라 한번 촬영에 들어가면 3∼4개월 동안 배우들이 모두 함께 합숙하면서 촬영한다. 또 의사 소통이 힘들 정도로 사투리가 심해 성우가 별도로 더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김민은 중국어 실력이 부족해도 촬영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다른 배우들은 중국어로, 저는 한국어로 대사를 하다 보니까 언제 상대의 대사가 끝날 지를 알아야하는 점이 힘들었어요.”

10살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김민은 98년 영화 ‘정사’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김민은 올 여름에 중국의 창춘(長春)TV에서 제작할 현대극 ‘날개’를 통해 두번째 중국 드라마에 출연할 계획이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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