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할리우드 영화 ‘찰리의 진실’ 개봉 앞둔 박중훈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57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 포시즌즈 호텔에서 영화 ‘찰리의 진실’과 관련해 미국 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중훈(왼쪽). 로스앤젤레스〓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 포시즌즈 호텔에서 영화 ‘찰리의 진실’과 관련해 미국 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중훈(왼쪽). 로스앤젤레스〓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2년 가까이 기다리는 동안 지칠 만도 하지만 그는 “첫 눈을 밟는 것처럼 설렌다”고 했다.

한국 배우중 처음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영화배우 박중훈(37). 그가 출연한 영화 ‘찰리의 진실(The Truth About Charlie)’이 25일 미국에서 개봉된다. 2000년 12월 첫 출연 제의를 받았으니 결실을 보기까지 1년 10개월이 걸렸다.

박중훈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11∼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언론을 상대로 릴레이 인터뷰와 기자 회견을 가졌다. 개봉 전 인터뷰에는 비중있는 출연진이 참여하게 마련. ‘찰리의 진실’ 인터뷰에는 주연인 마크 월버그, 탠디 뉴튼,

박중훈 등 세 명이 참여했다. 출연진 명단에서 박중훈의 이름은 팀 로빈스 다음인 네 번째에 올라 있다.》

11, 12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박중훈을 인터뷰한 미국의 매체들은 CNN, NBC, 폭스 뉴스 등 64개 TV방송과 28개 라디오를 비롯해 AP, 시애틀 타임스 등 통신 인쇄매체가 63개다. 박중훈은 오전 9시부터 종일 쉴새없이 인터뷰하느라 “입이 다 부르텄다”면서도 신이 난 표정이다.

한 미국 기자가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를 비교해달라”고 주문하자, 박중훈은 “음식으로 치면 할리우드 영화는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의 값비싼 정식 요리이고 한국 영화는 집에서 정성들여 만든 파스타다. 비싸지 않지만 그것 역시 관객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재치있게 대답했다.

인터뷰에서는 “할리우드 진출 초기의 재키 찬(성룽·成龍)보다 영어를 더 잘하더라”는 칭찬도 나왔다. 박중훈은 촬영 도중 영어 대사 때문에 NG를 낸 적은 없다고 한다. 아무리 짧은 대사라도 최소 500번씩 연습한 뒤 촬영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할리우드로 아예 옮겨와서 활동할 생각이 없느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는 “할리우드의 매력은 관객이 많다는 것인데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겠다”는 것이 그의 대답.

“할리우드에서도 제가 감지덕지할 거라고 기대한 모양인데 저는 딱 들어맞는 타이밍에 오고 싶지, 구걸하듯 오고싶지 않아요. 할리우드는 스태프들도 경력이 화려합니다. 인터뷰때 분장해준 이도 ‘앤서니 홉킨스의 분장을 하다가 왔다’는 거예요. 이런 곳에서 제가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하면서 떨면 안된다니까. 세게 나가야지.(웃음) ‘작품을 먼저 보고 결정하겠다’가 언제나 제 대답예요.”

그는 당분간 한국과 미국 활동을 병행할 계획. ‘찰리의 진실’의 프로듀서인 에드워드 색슨이 기획중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기다리고 있고, ‘펀치 드렁크 러브’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공동 수상한 폴 토마슨 앤더슨 감독과도 만나기로 했다고 그는 전했다.

“성룽의 미국 진출도 7, 8년이 걸렸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저는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박중훈은 14일 조너선 드미 감독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이틀간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온 뒤 16일 오후, 베벌리 힐스의 영화 예술&과학 아카데미 새뮤얼 골드윈 극장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스크리닝’에 참석했다. 이 프리미어는 할리우드 VIP와 취재진을 대상으로 영화를 처음 공개하는 행사. 이날 프리미어에는 장동건 신현준 김승우 등 후배 배우들과 시나리오 작가 김영찬씨도 격려차 참석했다.

16일 프리미어를 끝으로, 영화를 세상에 내보내기 위한 일정은 마친 셈.

“좀 쉬고, 영화 개봉하는 날 모자 눌러쓰고 미국 극장에 가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려고 해요. 관객 반응이 가장 중요한 건데, 너무 궁금하잖아요.”

로스앤젤레스〓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찰리의 진실'은 어떤 영화?▼

오드리 헵번과 캐리 그랜트가 출연한 로맨틱 스릴러 ‘샤레이드’(1963년)의 리메이크 작품. 이번에는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상을 탄 조너선 드미 감독이 연출했다. 제작비는 5000만 달러로 할리우드에서는 중급 수준.

‘미션 임파서블 2’의 여주인공이었던 탠디 뉴튼이 남편 찰리를 살해한 범인과 사라진 보물을 찾아 나서는 레지 역을, ‘혹성탈출’의 마크 월버그는 레지를 돕는 조수아 역을 맡았다. 박중훈은 전직 미국 특수 요원 이일상 역을 맡았다.

유고슬라비아 사태 당시 미국 정부 소유의 600만 달러짜리 다이아몬드가 사라지자 미국 특수요원들이 찾아나서고 여기에 찰리의 살해 사건이 복잡하게 얽힌다. 한국에서는 내년 설날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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