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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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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일리의 꿈꾸는 총각 이장’편에서 소개되는 이승현씨도 그중 하나다. 25가구가 살고 있는 전남 해남군 용일리의 이장인 이씨는 전남 나주 동신대를 수료한 서른살 총각. 주위 친구들은 안정된 직장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했으나 이씨의 생각은 달랐다.
대학 4년때 시위 현장에서 최류탄 파편을 맞아 왼쪽 눈을 실명할만큼 학생 운동에 깊이 관여했던 그는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하기로 한 것.
이씨는 1988년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농사를 짓겠다며 15년전 떠난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마을 어른들이 젊고 부지런한 그를 환영한 것은 당연한 일. 마을 이장 직까지 맡은 그는 마을회관 짓는 일부터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약수를 떠다주는 일까지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그가 농사짓는 땅은 2만1000평. 농민회 땅 9000평과 농협에서 대출받은 8000만원으로 구입한 1만2000평의 논밭이 그의 경작터다. 이씨는 농약을 줄이는 등 새로운 영농 기법을 개발하기 위해 매일 밤 인터넷을 뒤진다.
‘피플…’은 이밖에 장애 아동 교육을 위해 힘쓰다 뒤늦게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한 교사의 사연을 담은 ‘선생님! 일어나세요-사랑반 아이들의 기도’편과, 밤마다 시를 쓰며 쪽지 문학서신을 나누는 목수의 이야기 ‘목수 시인의 행복 통신’편도 전한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