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LG만화게임페스티벌, 8000명몰려 게임삼매경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30분


25개의 신작 게임이 전시되고 있는 제1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군복을 입고 총까지 든 대여섯명의 군인이 갑자기 길을 가로막는다. 흠칫 놀라 걸음을 멈췄다. 곧 이들이 밀리터리 온라인 게임인 ‘아웃포스트 온라인’업체의 홍보 요원임을 알 수 있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자 학교 교실 같은 부스가 눈에 띄었다. 창문에 커튼까지 친 게 아무래도 수상쩍다. 안에 들어가니 영화 ‘여고괴담’의 세트처럼 으스스한 분위기. 게임업체인 ‘손노리’가 곧 서비스를 시작할 공포 액션게임 ‘화이트데이’의 동영상을 틀어주고 있었다.

이처럼 게임 업체들은 관람객을 끌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쭉쭉빵빵한 여성 도우미들이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 의상을 입고 호객하는 것이나 게임 CD를 무료로 나눠주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포레스티아 이야기’를 출품한 ‘아라아이디시’는 댄스 게임기를 갖다놓고 좋은 점수를 내는 사람에게 물통을 나눠주는 등 경품 공세도 치열하다.

게임 업체가 나눠준 CD와 포스터 등을 잔뜩 받아들고 전시장을 누비던 이정원(수내고 1년·16)군은 “좋아하는 게임을 신나게 하고 CD도 많이 받아 본전(학생 입장료 2000원)은 다 뽑은 것 같다”고 말했다.

5학년, 2학년 아들과 같이 온 김영숙씨(39)는 “3년전부터 이 행사를 찾은 단골”이라며 “아이들도 좁은 방보다 넓은 곳에 와서 다양한 게임을 즐기니 좋아한다”고 말했다.

페스티벌 만화 공모전 수상작이 전시된 제2전시장. 극화 캐릭터 카툰 등 본선 진출작들이 벽면에 전시되고 있었다. 중앙 대형 무대에서는 애니메이션 수상작들이 시간대별로 상영되고 있었다.

이곳을 빠져나와 제3전시장으로 가니 다양한 체험코너가 눈에 띄었다. 특히 만화원리체험관은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특이한 코너. 만화를 여러 컷 그린 뒤 물레방아처럼 만든 도구에 끼워 돌리면 움직이는 만화가 되는 ‘물레방아 만화 그리기’, 입체적으로 만화를 그려 스스로 스토리를 만드는 입체만화 등 참신한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이 코너를 담당하는 만화 스토리 작가인 안수철씨(45)는 “만화적 발상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바닥에 앉아 열심히 물레방아 만화를 그리던 김예지양(14·서초중 1년)은 “애니메이션의 원리에 따라 실제 만들어 보는 건 처음”이라며 “다른 곳에서 해보지 못한 거라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캐릭터 만들기, 얼굴 페인팅 등 다양한 코너도 마련돼 있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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