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아름다운 날들>vs<호텔리어>수목밤 달군다

  • 입력 2001년 4월 24일 19시 08분


‘아름다운 날들’(SBS) vs ‘호텔리어’(MBC).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50분 나란히 방영되는 두 드라마의 인기경쟁이 뜨겁다. 먼저 방영을 시작한 SBS 24부작 ‘아름다운 날들’이 이제 절반을, MBC 20부작 ‘호텔’이 겨우 초반을 넘겼을 뿐인데 벌써부터 두 드라마 홈페이지에는 “결말을 이렇게 내달라” “○○와 △△가 맺어지게 해달라”는 등 시청자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드라마 성공의 3박자라는 연기, 연출, 대본을 통해 두 드라마를 비교해 본다.

●연기―별들의 전쟁〓웬만한 배우는 영화에 뺏겨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TV지만 ‘호텔리어’와 ‘아름다운 날들’은 초호화 캐스팅으로 시작부터 관심을 모았다.

‘호텔리어’에는 배용준 김승우 송윤아 송혜교가, ‘아름다운 날들’에는 이병헌 류시원 최지우 이정현 등이 출연 중.

두 드라마 모두 주 시청자층이 20∼30대 여성이다 보니 남자주인공의 캐릭터가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드라마는 똑같이 ‘차갑지만 카리스마를 지닌 남자’(이병헌, 배용준)와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남자’(류시원, 김승우)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맞세우고 있다.

예전에는 보다 ‘정통적인’ 주인공상인 후자가 여성팬의 인기를 끈 반면, 요즘은 여성시청자의 취향이 바뀐 탓인지 전자쪽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는 게 작가의 말.

‘아름다운 날들’의 경우 당초 작가는 이병헌을 ‘나쁜 면’이 부각되는 캐릭터로 설정했으나 의외로 여성팬들이 그를 매력적인 인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연출―입사동기 간의 한판 승부〓‘전쟁터’라는 밤 10시대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있는 장용우 PD(호텔리어)와 이장수 PD(아름다운 날들)는 84년 MBC에 공채로 들어가 한솥밥을 먹었던 입사 동기. 이 PD가 미국에 연수갔을 때 장 PD가 만나러 갔을 정도로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다.

지금은 둘 다 MBC에서 나와 독립했다. 장 PD는 ‘복수혈전’ ‘왕초’ 등을, 이 PD는 ‘모래위의 욕망’ ‘아스팔트의 사나이’ 등을 만들었던 베테랑 연출자. 둘다 여러 드라마를 연출했지만 같은 시간대에 맞붙어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것은 처음.

“장 PD는 코믹한 부분을 잘 살릴 줄 아는 연출잡니다.”(이 PD)

“이 PD는 극의 재미가 어디에 있는지를 압니다. 감수성이 좋아 드라마의 음악도 잘 사용하고….”(장 PD)

두 PD는 입사동기인 상대방에 대해 후한 평가와 함께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시청률에 대해 얘기가 넘어가자 한 치의 양보도 없다.

“글쎄요, 저희 드라마를 ‘호텔리어’와 비교하는 것은 좀 그런데요. 시청률은 이미 7%쯤 차이나거든요.”(이 PD)

“‘호텔리어’의 시청률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날들’의 방영시간이 몇 분 정도 길어요. 이런 시간 차이가 시청률을 3∼8% 정도 좌우하지요.”(장 PD)

●대본―돼지띠 동갑내기 여성작가〓‘호텔리어’의 강은경 작가와 ‘아름다운 날들’의 윤성희 작가는 공교롭게도 71년생 돼지띠로 서른살 동갑내기.

강 작가는 SBS에서 ‘고스트’ ‘백야 3.98’ 등을 집필했고 ‘호텔리어’는 MBC에서의 미니시리즈 ‘데뷔작’. 반면 윤 작가는 MBC에서 일요 아침드라마 ‘짝’을 집필해 왔다. 미니시리즈는 이번에 SBS를 통해 ‘데뷔’했다.

두 작가 모두 “이야기는 지금부터”라고 강조한다. 본격적인 갈등 상황을 만들어 흡인력을 높이겠다는 전략.

‘아름다운 날들’의 경우 이번주 이병헌의 음반회사가 몰락하면서 류시원과의 본격적인 승부가 시작된다. ‘호텔리어’에서도 10회부터 호텔을 삼키려는 배용준의 정체가 드러나 송윤아와 갈등을 빚게 된다. 특히 후반부에는 배용준의 라이벌인 김승우가 돌봐온 고아가 배용준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예정.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결말은 역시 ‘누가 누구와 맺어지는가’다. 이에 대한 두 작가의 대답은 “아직 모른다.” 당초 기획안에 따르면 ‘아름다운 날들’의 경우 여주인공이 두 남자 중 어느 누구하고도 맺어지지 않는 것. 그러나 윤 작가는 “두 남자중 한명이 여주인공을 상대방에게 떠나보내는 쪽으로 끝맺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거꾸로 ‘호텔리어’의 경우 작가의 당초 계획은 태준(김승우)와 진영(송윤아)를 맺어지도록 하는 것이었으나 장 PD가 사각관계를 이루는 네 남녀 누구도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 역시 결말은 유동적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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