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6집낸 김장훈 "행복해지면 슬픈노래 어떻게 불러요"

  • 입력 2000년 12월 4일 19시 37분


김장훈은 양말을 신지 않는다.

“매일 벗을 거 뭣땜에 매일 신어요.”.

머리를 붉게 염색한 이유도 “하다하다 할 게 없어서”라고.

이렇듯 그는 복잡함을 싫어한다. 매사를 간단명료하게 보고 싶어한다

30대 중반인데도 아직은 결혼할 생각이 없다.

“벼랑 끝에 선 느낌으로 계속 노래하고 싶어서요.”

그의 노래는 발라드. 주로 이별의 슬픔을 담는다. 그래서 그는 “결혼해 행복하면 슬픔을 어떻게 노래하냐”고 말한다.

그가 6집 ‘Innocence(순수)’를 최근 냈다.

머릿곡 ‘혼잣말’은 역시 슬픔이다. 헤어진 연인에게 미처 다하지 못한 아픔을 소재로 했다. ‘아직 내 마음 속에 하루에도 천번씩 만번씩 네가 다녀간다’고 노래한다.

김장훈은 스스로 ‘후천적’ 가수라고 말한다. 가수가 되겠다고 하루에 10시간씩 소리를 질러 목이라는 악기를 연마했다. 그 덕분인지 ‘혼잣말’ ‘바보’ 등 그의 노래에는 끈적끈적한 육성이 묻어 있어 실감난다. 그가 특히 라이브 공연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도 그 덕분. 김장훈은 “전인권 선배는 후천성 가수의 대명사”라며 “그 선배가 지금도 가창력을 지키는 이유는 밥만 먹고 연습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장훈은 아이디어가 많다.

노래나 공연에서 그는 늘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팬들에게 다가서려 한다.

이번 음반도 이벤트적인 요소가 있다.

‘지난 겨울’에 엄정화의 나레이션을, ‘그럴수만 있다면’에는 작곡가 유희열, 탤런트 차태현의 랩을 넣었다. 이런 기획은 그의 아이디어다.

“노래만 듣는 것 보다 재미있잖아요.”

음반 타이틀 ‘순수’는 음악과 팬들에게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전하고 싶다는 뜻이다. 김장훈은 “음반을 낼 때마다 비슷한 느낌을 갖지만 이번 녹음 때는 마음을 맑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음반 판매는 이미 10만장을 넘어서 순항중이다.

김장훈은 24일 오후7시반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한다. ‘사생활 비디오’로 파문을 일으켰던 백지영이 같은 시간 인근 펜싱경기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내친 김에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다.

“백지영과 라디오 방송을 3개월간 함께 한 적이 있어 더욱 가슴아프다. 당사자는 만신창이가 됐다. 자기 가족이 등장했다면 그런 비디오로 장사를 할 수 있었겠는가.”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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