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2집 '필링 업'낸 소냐 "어두운 이미지 확 벗었어요"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50분


여가수 소냐(20·본명 김손희)는 가창력이 빼어나다.

그의 노래는 요즘 가요계에서는 드물게 ‘듣는 음악’의 매력을 가득 담고 있다. 그가 지난해 데뷔한 직후 뮤지컬 ‘페임’의 주연으로 발탁된 것도 운이 아니다. 발라드계의 스타 메이커 김형석이 “노래를 잘하는 가수”라고 추천한 게 계기가 됐다. 소냐는 내년 3월 개막 예정인 ‘미스 사이공’의 주연도 맡았다.

그러나 첫 음반 ‘너의 향기’는 10만장 선을 넘지 못했다. 신인치고는 적지 않았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타이틀곡 선정에 6000여 네티즌이 참가할 정도로 가수는 떴는데 ‘실속’은 적었던 셈이다. 기획사는 “지난해 활동시 불우했던 어린 시절 등 어두운 이미지가 앞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냐도 “어렵게 키워주신 외할머니가 현재의 나를 자랑스러워 하시는데 팬들이 소냐하면 불우한 이미지를 갖는 게 싫다”며 “나는 실제로 수다도 많이 떨고 활달한 처녀”라고 말한다.

이번 2집 ‘필링 업(Filling Up)’을 내면서 이미지의 변화를 시도했다. 타고난 ‘목소리의 힘’과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과시하고 있다.

‘테이크 잇 백’ ‘동상이몽’ 등 대부분의 수록곡은 소냐의 매력을 듬뿍 담고 있다. 저음에서 곧장 고음으로 치닫는 소리와 특유의 폭발적인 창법이 댄스 리듬앤블루스 발라드 등 여러 장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테이크 잇 백’은 뮤지컬의 한 대목을 보는 듯 흡입력이 넘치는 노래다. 2집의 타이틀곡 ‘내가 아닌가요’는 전형적인 발라드로 오히려 데뷔곡 ‘너의 향기’와 닮았다. 기획사의 이같은 의도는 양면작전이다. 1집의 연장선에 있는 노래로 소냐의 새음반을 알리는 한편 다른 수록곡들로 달라진 이미지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소냐는 “아직 톱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부담이 없어 이번 활동에서 밝고 생동감넘치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겠다”고 말한다.

소냐는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잘 알려져 있다. 소속사인 소니 뮤직이 ‘아시아급 가수’로 육성할 전략으로 지난해 태국과 일본 등에서 쇼케이스(시범공연) 무대를 주선해 현지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2집에 일본 최고의 가수 우타다 히카루,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앙드레 가뇽, 아시아권의 인기 작곡 작사가 딕 리가 참여한 것도 그 덕분이다. 수록곡중 ‘Movin' on without You’는 우타다 히카루가 리메이크하라고 권유한 노래이고 ‘어리석은 이별’은 앙드레 가뇽이 작곡한 노래다. 소니 뮤직은 소냐의 국내 활동이 본 궤도에 오르면 내년초부터 아시아권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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