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천하의 서태지라도 녹화공연은 안돼"

  • 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46분


서태지가 방송용으로 제작한 ‘미니 콘서트’가 지상파 TV에서 불방될 처지에 놓였다. 이 콘서트는 이달초 서울 남대문 쇼핑몰 메사에 있는 콘서트홀 메사 팝콘에서 1400여 팬을 모아놓고 스탠딩 방식으로 펼쳤던 12분짜리 사전 녹화물로 MBC가 7일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방영될 것이 확실시됐었다.

그러나 MBC는 다른 가수들과 형평에 어긋나므로 방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방송 음악캠프’는 9월30일 서태지 노래 장면을 사전 녹화로 방영했다가 다른 가수의 반발을 샀다. 특히 조성모는 이날 이프로에서 1위를 했는데도 “서태지만 녹화 방영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출연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MBC는 9월초 ‘서태지 컴백쇼’ 독점방영 등 ‘서태지 특수’를 누리긴 했으나 이제는 다른 가수들의 입김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서태지측은 그뒤 KBS 2 ‘뮤직뱅크’로 달려갔으나 역시 외면당했다. KBS측은 “서태지가 출연한다고 해도 빨강머리 때문에 쉽지 않다”며 “외주도 아닌 녹화테이프를 들고 방영해달라는 요구가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SBS측은 MBC가 단물을 다 우려먹은 뒤 ‘버린 카드’를 자존심 차원에서라도 방영할 수 없다는 입장.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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