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스크린쿼터 축소 합의…상영일수 美와 협의"

  • 입력 2000년 7월 6일 01시 22분


한미투자협정 협상의 최대 쟁점인 스크린쿼터 제도와 관련해 양국 정부가 ‘이 제도를 유지하되 연간 146일의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줄인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크린쿼터 폐지 및 축소에 완강히 반대해온 영화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협상의 한국측 대표인 한덕수(韓悳洙)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스크린쿼터를 없애지 않는 대신 상영일수를 줄이기로 미국과 합의했다”며 “구체적 방안은 문화관광부에서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한본부장은 “스크린쿼터는 내외국인 차별제도로 98년부터 협상 중인 한미투자협정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이를 유지하는 나라도 전세계적으로 8개국뿐이고 평균 일수도 50일 정도”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정부가 미국측의 축소 요구를 수용해 상영일수를 ‘얼마나 줄이느냐’를 두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임을 밝힌 것이어서 한동안 잠잠했던 영화계와 시민단체의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이 재연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출범한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이사장 문성근·옛 스크린쿼터 감시단)는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방침에 대비해 쿼터축소 반대시위 참석을 가입조건으로 수천명의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까지 모집해둔 상태다.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스크린쿼터제는 영화산업 보호 및 문화정체성 확보차원에서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한미투자협정 체결시에도 문화적 예외조항으로 명기돼야 한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밝혔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