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추적' 女연예인 '매춘행위' 육성증언 파문일듯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47분


SBS는 2일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뉴스 추적’(화 밤10·55)을 통해 소문으로 나돌던 연예인 매춘의 실상을 고발할 예정이어서 방송 연예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작진은 우선 연예인 매춘을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매춘 브로커’로 알려진 모 기획사 사장을 통해 1000만원이면 연예인과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이 브로커에 따르면 ‘매춘 행위’가 점조직으로 이뤄져 극도의 보안 속에서 아는 사람들끼리만 은밀하게 진행돼 연예인들끼리도 누가 누구와 관계를 가졌는 지 소문으로만 알 수 있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 브로커를 통해 ‘손님’으로 위장해 연예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제작진은 브로커를 통해 하룻밤 대가로 백지 수표를 제의받았다는 20대 인기 에로영화 배우 A양의 고백과 매춘 사실을 시인한 여자 연기자 B양의 육성 증언 등을 내보낼 계획이다. ‘뉴스 추적’의 기획자인 안상륜부장은 “‘화대’를 주고 연예인과 관계를 가진 이들은 대개 재벌 2세 또는 재계 인사들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프로의 방영을 앞두고 SBS 내부에서는 오락프로와 드라마 등 연예인과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이 ‘주력 상품’인 상황에서, 연예인들의 집단 반발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 예능PD는 “보도 이후 연예인 출연 교섭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TV 연기자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방송연예인노동조합의 부위원장을 맡고있는 탤런트 박철은 1일 오후 제작진을 방문해 “노조차원에서 자체 징계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공개적으로 내보낼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안부장은 “음성 변조와 모자이크 처리는 물론, 필요에 따라 컴퓨터그래픽으로 얼굴 전체를 변조해 철저히 신분을 보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도 내용이 알려진 이후 인터뷰했던 연예인들이 빼달라고 요청해오고 있어 보도수위가 예상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방송가에서는 이에 대해 “‘대어’를 낚지 못해 결과적으로 ‘잔챙이’ 위주의 보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방송사가 연예인의 ‘윤리’ 문제를 거론하고 나오는 것 자체를 높이 사줄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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