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金대통령 국민과의 TV 대화' 관권선거 공방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한나라당은 8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잦은 TV출연과 정부 부처들의 최근 국정홍보에 대해 ‘신종 관권선거’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김대통령이 TV에 출연해 정부의 업적을 소개하고 ‘안정론’을 역설하는 것 자체가 총선을 앞둔 득표활동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 한나라당은 특히 27일로 예정된 김대통령의 ‘국민과의 TV 대화’는 대통령의 명백한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선거 후로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옷로비사건 언론문건사건 등으로 여론이 나빠지자 작년 12월 실시키로 했던 ‘국민과의 TV대화’를 연기하더니 이제 총선을 앞두고 실시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김대통령이 ‘국민과의 TV대화’를 강행할 경우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김대통령이 최근 ‘21세기 위원회’(MBC·1월17일)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SBS·1일) 등 TV프로에 출연한 것도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OK 농정’이라는 홍보책자를 제작 배포한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을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하는 등 정부 부처의 국정홍보에도 본격 제동을 걸 태세다. 농림부뿐만 아니라 국정홍보처와 재정경제부가 ‘야호 코리아’ ‘설 고향가는 길’ ‘희망의 새천년’이라는 홍보책자를 만들어 설 연휴 전후에 엄청난 분량을 뿌렸다는 것. ‘야호 코리아’는 김대통령의 IMF 사대 극복선언 등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OK 농정’은 농가부채 이자경감,정책자금 상환연기 등 노골적인 선심성 공약을 담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과의 TV대화’는 1년에 두차례 국민과 직접 대화를 갖겠다는 선거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대통령의 국정활동의 하나”라면서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정부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대통령이 TV에 출연하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정략적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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