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작들

  • 입력 1999년 5월 19일 19시 54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스페인)의 ‘나의 어머니에 대한 모든 것’과 아톰 에고이얀 감독(캐나다)의 ‘펠리시아의 여행’.

중반에 접어든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장편 진출작 22편 가운데 19일(한국시간) 현재까지 상영된 영화는 10편. 이 가운데 칸의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호평받는 영화들이다.

경쟁부문 진출작 수준이 대체로 높다는 평을 듣는 올해, 과연 어떤 영화가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차지할까. 영화전문지 ‘스크린’의 평론가 콜린 브라운이 영화제 개막전부터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로 이 두 편을 꼽았을 만큼 주목을 받았다. 공식상영후에도 이 두편에 대한 반응이 가장 좋다.

묘하게도 두 영화는 모두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의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고통, 죽음에 이르는 병이 떠나질 않는 어두운 영화지만 마음속에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는 상처가 서서히 아물어가는 변화를 따뜻하게 담아냈다. ‘펠리시아의…’도 연인을 찾아 혈혈단신으로 영국에 건너온 아일랜드 소녀가 신산스러운 고통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이밖에 이스라엘 아모스 기타이 감독의 ‘카도쉬’, 영국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원더랜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프랑스 영화가 다른 해보다 많은 4편이 올랐다. 그러나 첫 상영된 프랑스 영화 ‘폴라X’(레오 카락스 감독)는 혹독한 평가를 받으며 일찌감치 수상권 밖으로 밀려났다. 프랑스 비평가들은 유명 감독들보다 브루노 드몽, 자크 맬리엇 등 신진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내다본다.

경쟁부문에 3편 진출한 아시아권 영화가운데 18일까지 상영된 중국 첸 카이거 감독의 ‘황제와 암살자’, 홍콩 유 릭 웨이 감독의 ‘사랑이 우리를 갈라놓을 것이다’는 반응이 신통치 않아 수상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칸에서는 앞으로 23일까지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을 비롯, 포르투갈의 거장 마누엘 드 올리비에라, 미국의 짐 자무시, 팀 로빈스, 데이비드 린치 등 쟁쟁한 감독들의 영화가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최종 심사결과는 24일 발표된다.

〈칸〓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