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구로동이 싫어』극중대사에 시청자 항의

  • 입력 1999년 2월 5일 19시 43분


○…“난 이 구로동이 싫어. 가난이 싫어. 못 배운 게 싫어. 근데 넌 다 갖췄어. 못 배우고 가난하고 구로동에 살아.”

최근 MBC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수목 밤9·55)에서 출세지향적인 재호(배용준 분)가 친구 석구(박상민)에게 던지는 대사다.

○…이같은 내용이 방영되자 “못배우고 가난한 사람이 모여 있다는 등 특정 지역을 부정적 이미지로 그릴 수 있느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특히 구로동에서 완구업을 하는 김모씨(36)는 “이곳에 소규모 공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어린 딸이 ‘아빠, 우리가 사는 곳이 정말 그런 동네냐’고 묻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PC통신의 한 네티즌도 “배용준의 대사가 생생한 현실감을 주기 위해 사용된 것같지만 특정 지역을 비하시킨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을 올렸다.

○…이에 대해 작가 노희경은 “문제의 대사는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재호의 캐릭터를 묘사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것이며 앞으로 그런 태도가 잘못됐다고 그릴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사람들이 이 대사로 상처를 받았다면 죄송하다”면서 “드라마 무대가 구로동으로 설정돼 있지만 이후 대본에서는 지명을 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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