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초청작]제프리 카젠버그 제작 「개미」

입력 1998-09-24 19:03수정 2009-09-2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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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옆 개미집. 가만히 바라보면 인간 세계 뺨치는 그들의 질서. 빵조각을 부지런히 나르는 개미, 싸우는 개미, 노는 개미…. 이들의 ‘작은 우주’에선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요 ‘작은 이웃들’이 땅속에서 겪는 사랑과 배반 모험을 그린 3D(입체)애니메이션 영화 ‘개미(Antz)’가 캐나다 토론토영화제에서 폐막작품으로 세계 영화전문가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주인공은 생각많은 일개미 ‘Z―4195’. 열심히 땅을 파고, 죽은 벌레의 몸조각을 물고가는 수많은 동료들 틈에서 그는 회의한다. 왜 우린 평생 일만 해야하는가, 왜 우리 사회는 계급과 신분으로 구분돼 있는 걸까….

그 Z가 어느날 친구인 전투개미와 역할을 바꿔 전장에 나가서 겪는 모험, 공주개미와의 사랑, 여왕개미와 일개미들을 몰살시키려는 전투개미 장군의 쿠데타 음모를 저지하는 과정이 생생한 컴퓨터그래픽 화면으로 펼쳐진다.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가 “3D 애니매이션의 새 장(章)을 열겠다”고 장담한 영화답게 컴퓨터가 그린 수만, 수십만마리의 개미들이 자연스럽게 눈을 깜박이고, 얼굴 근육을 씰룩이며, 싸우고, 기뻐하고, 때로는 토라진다. 마치 ‘개미인형들’에게 ‘감독이라는 신’이 생명을 불어넣은 듯.

특히 Z가 공주개미와 함께 곤충들의 낙원이라는 ‘인섹토피아(Insectopia)’를 찾아가던중 갑자기 닥친 거대한 괴비행체의 습격(알고보면 돋보기로 햇빛을 모으는 아이의 장난이다), 무지막지한 괴물의 위협(아이의 신발)등 실사(實寫)영상처럼 생생한 화면이 관객을 즐겁게 한다. 그렇게 찾아간 인섹토피아는 바로….

영화속 개미들의 목소리는 우디 앨런(Z), 샤론 스톤(공주개미), 실베스타 스탤론(친구 전투개미), 진 해크만(장군개미) 등 유명 배우들이 더빙했다.

공동감독인 팀 존슨과 에릭 다넬은 시사회후 인터뷰에서 “디즈니 만화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애니매이션을 추구했다”며 어른이 주요 관객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그때문인지 기발한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자지러지게 하고,웃기고 울리고,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에 푹 빠뜨리는 디즈니식의 재미는 부족하다.

더구나 개미 피부의 질감이 목각인형같은 느낌을 주고, 미국의 개미를 표본으로 삼은 탓에 빛깔이 밤색이다. 검은 개미에 익숙한 한국 어린이들로선 머리에 안테나 달린 외계인을 보는 듯한 낯선 느낌을 가질지도 모른다. 부산영화제 초청작으로 30일 오후7시반 수영요트경기장에서 야외상영된다. 국내 개봉은 11월7일.

〈토론토〓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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