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가요심의위원회는 지난달말 양현석의 ‘무시’ ‘악마의 연기’ ‘약한자가 패배하는 세상’ ‘카메라 액션’ 등 4곡에 대해 가사가 과격하다는 이유로 방송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무시’는 ‘우물안 저 개구리 녀석들 피묻은 도마위에 다시 칼날을 가네/찢어진 날개로 날아간 저 새에게 왜 또 돌을 던져…’등으로 언론의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비판한 노래.
또 핵으로 인한 파괴, 오염을 비판한 노래인 ‘악마의 연기’는 재심의까지 거쳤으나 역시 방송금지 판정을 받았다.
KBS 가요심의위원회 관계자는 “4곡의 노래 가사가 모두 과격하고 주제의식과도 동떨어진 내용이 많다”며 “가사 수정이 없는 한 재심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KBS의 조처이후 PC통신에는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공영방송이라면서 드라마에서의 폭력은 왜 그대로 두고 가요만 문제삼느냐’ ‘청소년에게 정말 유해한 것은 기성세대의 억압’이라는 비난에서부터 왜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의 노래는 전부 방송금지인가, 서태지와 아이들을 탄압말라’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한 PD도 “노래가사에서 똑같이 욕설을 사용했는데 사회비판적인 내용일 경우에만 제재를 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공영방송이므로 어느 정도의 자기검열이 있어야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폭과 기준이 합리적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