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방송 개국1년 「전국채널」 변신시도

  • 입력 1998년 9월 13일 19시 50분


인천방송(iTV)이 개국1주년(10월11일)을 한달가량 앞두고 교양프로 편성비율을 절반이상으로 높이고 지역성이 강한 회사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9일 개편에서 인천방송은 오락프로 비율을 현재 41%에서 35.1%로 낮추는 대신 교양부문을 현재 49%에서 54.1%로 늘렸다. 또 방송시간도 주당 11시간 정도 늘려 잡았다.

이같은 공세는 지난해 ‘박찬호 야구경기 단독 중계’란 승부수로 케이블TV와 중계유선방송망을 통한 가시청권을 전국으로 확대, 약 8백만가구의 시청자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

물론 현행법상 방송은 인천권역으로 제한돼 있다.이때문에 광고료가 메이저 방송사에 비해 열세여서 매달 2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방송이 박찬호경기 중계로 쏠쏠한 재미를 보았을 것 같지만 한 관계자는 “KBS 광고료에 비하면 5분의1∼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며 광고료 책정 기준에 불만을 표시한다. 또 광고효과가 높은 서울지역 주민들이 인천방송을 못보도록 송신탑 높이를 제한하고 출력도 낮추도록 강제한 것은 방송시장의 개방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

인천방송의 최근 공세는 경기도청 소재지인 수원시가 인천방송에 맞서 별도의 지역방송을 설립하려는 움직임과도 관계가 있다. 가칭 ‘경기방송’설립에는 임창렬 경기도지사도 상당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민방의 경영난과 광고물량 부족 등 현실여건을 감안하면 당장 새로운 민방이 출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인천방송으로서는 만에 하나 ‘경기방송’이 설립될 경우 이제껏 구축해놓은 자립기반이 위협을 받는 셈. 이 때문에 방송가에는 인천방송측이 ‘경기방송’을 추진하려는 쪽에 지분참여를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현재 검토단계에 있는 회사이름 변경도 ‘전국망’을 겨냥한 인천방송의 장기포석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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