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방송「당선자 예측」발표]TV3사『喜喜… 落落…』

  • 입력 1997년 12월 20일 08시 07분


《18일 오후5시부터 불붙은 TV 3사의 대통령선거 개표 방송전은 MBC가 투표마감직후 갤럽 조사를 인용해 예측 지지율을 발표,기선을 제압했다. 전체적 화면은 KBS의 「프리즘 젬」 등 1,2위 득표비교방식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TV3사가 총력을 기울이며 접전을 벌였던 개표방송의 뒷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다.》 〈편집자〉 ○…18일 투표종료와 함께 오후 6시1분 전격적으로 당선예측방송을 내보낸 MBC는 후보간 지지율 추이를 지켜보다 자사의 예측이 맞아 떨어지자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개표방송을 진행했던 이인용앵커는 『갤럽의 조사를 신뢰하면서도 개표 초반 예측과 다른 결과가 이어져 무척 긴장했다』고 말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개표방송 때문에 지옥과 천당을 함께 다녀온 것 같다』며 『예측보도를 않기로 한 방송협회의 결의보다, 예측보도를 하기로 한 시청자와의 약속이 더 중요했다』고 방송배경을 밝혔다. ○…투표종료와 함께 대권의 행방을 「족집게」처럼 잡아낸 한국갤럽의 박무익소장은 예측 방송뒤의 심경을 『호랑이 등위에 올라앉은 느낌』이라면서도 『나는 퍼펙트 게임을 하는 「쟁이」이므로 불과 0.5%의 차이라도 당락을 맞출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MBC가 방송사간의 합의를 깨고 예측방송을 강행한 것은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는 갤럽의 자신감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갤럽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특히 우리 유권자의 정서를 감안한 한국적 설문으로 적중률을 높였다. ○…반면 개표결과 방송사들의 투표자 여론조사가 정확했던 것으로 판명되자 이를 보도하지 않았던 KBS와 SBS는 침울한 분위기. MBC가 방송협회의 합의를 깨고 결과예측 보도를 강행하자 KBS측은 『저럴 수가 있느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또 개표초반에 이회창후보의 득표율이 1위로 나오자 『거봐라, MBC가 크게 실수한 것』이라며 예측보도를 하지 않았던 결정에 대해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개표중반에 접어들면서 순위가 뒤집히자 KBS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해졌다. 『우리가 너무 소심했던 것 아니냐. 국민의 알권리와 그간 준비해왔던 공을 생각할 때 오차한계까지 설명하면서 보도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KBS는 「공식적」으로는 『MBC 조사는 김대중 당선자가 1% 앞선 반면 우리 조사에서는 2.4% 앞섰다. 조사결과는 우리가 더 정확했지만 신중한 보도로 방송의 정도를 지켰다』며 애써 자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19일 오전 이득렬 MBC사장이 홍두표 KBS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방송협회 합의를 어겨 미안하다』고 사과해왔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SBS는 MBC측이 방송사간 합의를 깨고 예측 지지율 조사를 방송하자 노여움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송도균 보도본부장은 『17일 합의가 이뤄진 후 미리 준비된 예측프로를 대체할 프로를 마련하느라 밤을 새웠다』며 『MBC측이 지난 월드컵에 이어 이번에도 신의를 저버려 앞으로는 어떤 약속도 믿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SBS는 결과 예측시스템인 「터미네이터」를 가동한 결과 8시반경까지 지속적으로 김후보 승리 예측이 나오자 이를 방송하자는 의견들도 나왔으나 끝까지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김장년 선거기획단장은 『MBC의 행태를 볼때 「공영」과 「민영」이 거꾸로 된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