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해맑은 통기타-절제된 보컬 이승훈

  • 입력 1997년 10월 2일 19시 55분


『이승훈이 나온대』 라이브팬들의 수군거림. 갓 데뷔한 신인 이승훈(27)은 입소문으로 더 유명하다. 두달전 내놓은 음반 「비오는 거리」 판매가 7만여장. 최악의 불황이라는 요즘 시장에 놀라운 일이다. 그것도 TV에는 얼굴 한번 비치지 않았는데. 그래서 7일부터 열리는 콘서트에 팬들이 더 반색하고 있다. 그의 「비오는 거리」는 하얀 여백을 많이 가진 노래다. 맑은 통기타 음과 가벼운 떨림으로 이어져가는 보컬. 제목처럼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에 젖어드는듯한 분위기. 이런 포크 발라드는 요새 「희귀 장르」에 속한다. 『마음의 갈등을 여운으로 표현했다고 할까요. 요란한 것보다 오히려 더 절실하게 다가올 것 같아요』 수록곡 「가을날의 동화」 「친구에게」 「우리의 지난날」에서도 그 여운은 여전히 길다. 이승훈은 『가수가 무엇인가 남기려고 애쓰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느냐』며 웃는다. 그는 늦깎이다. 군복무를 끝내고 대학(외국어대 무역학과)을 졸업한 뒤 1년반동안 캐나다에서 영어를 공부했다. 『영어 강사가 되려고 유학갔는데 노래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더라구요』 어릴때부터 프레디 머큐리, 「비틀스」에 푹 빠졌다. 지금도 앉은 자리에서 팝 1백50여곡을 간단히 부를 수 있다. 그만한 보컬기량을 가지고 있다. 가창력을 알려주는 에피소드 하나. 얼마전 MBC 라디오에서 이승훈같은 신인에게 장장 1시간을 내줬다. 8곡을 노래하는 동안 스튜디오에는 『이승훈이 누구냐』고 묻는 팩시밀리가 수북이 쌓였다. 이번 콘서트는 7∼19일 마당세실극장 평일 오후 7시반 토일 공휴일은 오후 4시, 7시반이다. 02―365―2372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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