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TV인기 『거품』…정상 댄스곡 음반 판매 부진

  • 입력 1997년 6월 13일 08시 30분


TV 인기는 거품인가. TV 가요에서 정상을 차지했다고 해서 음반판매도 그런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이렇다할 빅히트가 없는 시점에서 유독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한국대중 음악계에서 TV가요가 댄스의 동의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곧 댄스의 거품을 뜻한다. 엄정화는 댄스곡 「배반의 장미」로 최근 TV가요순위 정상을 달리고 있다. 가수 데뷔 5년만의 일. 그러나 음반판매는 15만장에 불과하고 신나라 판매순위에서는 10위권 밖이다. 물론 15만장 판매는 여가수로서 대성공에 해당하지만 TV 인기의 정상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다. 그룹 「자자」도 마찬가지. 이들도 댄스곡 「버스 안에서」로 10대들이 주도하는 TV 열기에서는 으뜸이다. 그러나 음반 판매는 7만장선이다. 구본승의 「악세사리」도 최근 TV에 뜨고 있지만 6만장 선에 머무르고 있다. 교실을 비판한 댄스곡 「학원별곡」의 주인공 「젝스 키스」는 20만장을 넘어서 이들보다는 조금 나은 편. 그러나 이 그룹도 TV의 위력만 믿고 음반 물량을 많이 풀었다가 혼쭐났다. 반면 TV 순위에 오르지 않고서도 음반 판매가 수십만장에 달하는 가수들이 적지 않다. 조관우가 대표적인 예. 3집 「영원」은 80만장을 넘어섰다. TV가요순위 프로에 한번도 출연하지 않았는데도. 댄스그룹을 제외한 웬만한 가수들은 TV가요순위를 노리지 않는다. 오히려 기피할 정도다. 10대 중심의 댄스 무대가 노래의 참맛을 전해주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오죽하면 「가창력있는 가수」라는 단어가 나올까. 가창력은 가수의 기본인데. TV속 댄스그룹에 거품이 이는 이유는 유사품의 범람으로 풀이된다. 노래 뿐만 아니라 멤버의 구성 의상 안무 등이 비슷한 꼴이 적지 않다. 가요계에서는 TV인기의 거품을 두고 『제작 유통 홍보 등 대중음악 전반적인 과정의 구조가 조정되는 시기』라며 최근 대중음악팬들이 라이브 공연을 앞다투어 반기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허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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