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씨 CATV 실제주인?]현철씨등 소문 무성

  • 입력 1997년 5월 13일 20시 33분


金賢哲(김현철)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알려진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이 불법매입한 7개의 지역 케이블TV는 과연 누가 실제 주인인가. 「이씨의 케이블TV 왕국설」 「이성호―김현철 공동소유설」 「H전자 위장소유설」 등이 거론됐지만 자금출처에 대한 당사자들의 증언까지 엇갈려 의문이 계속돼왔다. 이전사장은 검찰에서 『지난 95년말 7개의 케이블TV 방송국 주식을 매입하는데 동원된 자금은 약6백8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돈의 출처도 대호빌딩을 팔고 받은 돈이라며 현철씨의 자금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전사장의 한 측근은 『이전사장의 부친 李鍵(이건)회장은 예전에 자신과 함께 건설업을 하다 모방송사 사주가 된 분을 항상 부러워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사장이 케이블TV주식을 대량매입한 것은 아버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을 하다보면 구청 공무원에게도 뇌물을 줘야 하는 처지지만 방송사 사주가 되면 장관에게도 인사받을 정도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항상 적자인 케이블TV의 주식을 액면가의 4배까지 주면서 불법으로 대량매입한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호빌딩 매각대금이 시가보다 너무 비싸다는 것 때문에 「실제주인」이 따로 있을 것이라는 의혹은 남아 있다. 케이블TV주식 매입에 직접 관여한 이전사장의 측근 인사는 『대호빌딩을 시가보다 2백억원 이상 더 많이 받고 판 것은 사실』이라며 『정확한 지분비율은 알지 못하지만 H전자가 대호빌딩 대금을 시가보다 비싸게 준 것은 케이블TV 지분을 위장소유하기 위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H전자측은 『대호건설이 케이블TV주식을 대량매입한 것은 관련법이 개정돼 「케이블TV 복수소유」가 허용될 것에 대비한 것』이라며 『그러나 재벌의 소유는 허용될 가능성이 없는 만큼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대호빌딩 매입 당시 빌딩의 입지조건이 좋아 여러 기업이 매입을 시도하는 바람에 시가보다 비싸게 사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현철씨의 비자금이 케이블TV주식 매입에 흘러들어갔다는 의혹과 관련, 이전사장과 金鍾郁(김종욱)전 대호건설 기획조정실장을 상대로 집중조사를 벌였으나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H전자의 위장소유설에 대해서는 당장 수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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