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효진『이기 머 이런기 다 있노』엄청 웃기네요

  • 입력 1997년 3월 22일 08시 12분


[금동근기자] 『이기 머 이런기 다있노, 참말로』

투박하기 그지없는 이 경상도 사투리 한 마디가 최근 새로운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다.

『이기…』를 유행시킨 주인공은 MBC 「테마게임」(토 밤9.40)에 늘 「촌스러운」 경상도 아줌마로 등장하는 개그우먼 김효진.

경상도 사람들은 완벽한 경상도 억양으로 『이기…』를 연발하는 그를 보며 『저기 머 저런기 다 있노』하며 배꼽을 잡는다.

김효진의 최근 인기는 남이 흉내낼 수 없는 「주특기」가 있어야 살아남는다는 코미디계의 속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

MBC 「오늘은 좋은날」(목 밤7.30)에서 립싱크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는 「허리케인 블루」와 SBS 「이주일의 코미디쇼」(일 밤10.55)에서 「최형만의 신바람 동의보감」을 진행하는 최형만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주특기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그맨 이윤석 김진수로 구성된 「허리케인…」는 재즈 발라드 록 헤비메탈 등 각종 장르의 노래를 코믹한 안무와 함께 완벽하게 입을 맞춰낸다. 「최형만의…」은 최근 높은 인기를 모은 「황수관의 신바람 건강법」을 흉내낸 코미디.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들만의 특기를 끊임없이 갈고 닦는다는 것. 김효진은 코미디프로가 온통 「공주병」 유행에 휩쓸릴 때도 꿋꿋이 「촌스러움」을 고집했고 『이기…』가 주목을 끌자 『이게 내 것이구나』라고 판단, 『이기 또 사람 허파를 히뜩 디비시네』 『이기 미친(쳤)나』 등을 연이어 만들어냈다. 연기자에게는 약점일 수도 있는 경상도 출신(대구 남산여고 졸업)이라는 점을 오히려 주특기로 살려낸 셈.

「허리케인…」도 립싱크 코미디에 시청자들이 폭발적인 호응을 보내오자 5분 안팎에 불과한 방송을 위해 선곡 편집 안무구상 등에 일주일을 고스란히 바치고 있다. 샹송을 선택했을 때는 불어 전공자로부터 발음을 한자 한자 받아 적어가며 노래를 외웠을 정도.

최형만도 서한샘씨의 강의모습을 흉내낸 「랄랄라 선생」으로 인기를 모은 뒤 「패러디 코미디」라는 「한 우물」을 꾸준히 팠다. 94년에는 당시 앵커였던 이윤성씨의 독특한 뉴스진행 모습을 흉내냈으며 황수관박사의 강의가 인기를 끌자 또다시 발빠르게 패러디해낸 것. 이같은 코미디언들의 인기는 사회적 분위기, 「때」와 잘 맞아떨어진 덕분으로 분석된다.

김효진은 『최근의 각종 비리와 관련해 사람들의 분노와 허탈감이 불거지면서 개탄조의 「이기…」가 더 유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허리케인…」는 얼마전 가요계가 젊은 가수들의 립싱크 문제로 들썩거리는 바람에 더욱 주목을 끌어 유행어와 시대상황은 결코 무관할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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