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안방」드라마 『웃음천국』…「탤개맨」각광

  • 입력 1996년 12월 17일 20시 00분


「金甲植기자」 올해 방송가의 최대 흥행 포인트는 다름아닌 「웃음」이었다. 「공주병」 신드롬의 상징이 된 김자옥을 비롯, 김용건 홍진희 등 중견탤런트들은 조형기 강남길 등 「탤개맨(탤런트+개그맨)」의 뒤를 잇는 「신(新)탤개맨」으로 불리며 웃음스타로 복귀했다. 「늦바람」의 선두주자인 김자옥과 김용건은 오락프로의 인기바람을 타고 MBC 「남자셋 여자셋」과 KBS 「엄마는 출장중」에 각각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인기역풍」의 주역이 됐다. 한진희 이영범도 SBS 「LA아리랑」 「아빠는 시장님」 등 잇따라 제작된 시트콤의 열기를 끌어올리며 주역으로 활약했다. 신세대 연기자들의 등용문 노릇을 해온 미니시리즈가 시들해진 반면 「웃음+일일극」 형태를 띤 드라마의 호황과 중견탤런트의 부상은 방송가의 새로운 흐름이다. 여기에 최민수 한석규 이정재 차인표 최진실 등 기존 톱스타들의 영화출연과 군복무 등으로 생긴 공백이 중견연기자의 부활을 재촉했다. 김상중 배종옥은 에피소드 중심의 웃음드라마로 분류되는 KBS2 「목욕탕집 남자들」의 인기덕을 톡톡히 봤다. 이 드라마는 세대와 남녀간의 갈등을 작가인 김수현 특유의 대사법으로 옮겨 50대의 임신과 왕비병 등 화제를 낳으며 상반기 최고의 인기작으로 부상했다. 하반기에는 유동근 황신혜 최수종 등 30대 트리오의 빛나는 활약이 돋보였다. 이들은 한때 신세대 파워에 밀려 인기의 주변지대로 밀려났으나 코믹물이 범람하는 가운데 정통 멜로물에서의 호연으로 인기를 회복했다. 최수종은 배용준 이승연과 함께 15주째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첫사랑」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유동근―황신혜 커플은 MBC의 「애인」에서 깔끔한 연출력의 뒷받침 아래 30대의 미묘한 심리연기를 보여주며 「웃음의 벽」을 넘어섰다. 한편 김희애 채시라 김혜수 등 줄곧 MBC 드라마에 출연해온 여성 연기자 「빅3」중 김희애는 결혼으로, 채시라(미망) 김혜수(사과꽃 향기)는 출연작의 저조한 반응으로 다소 부진한 대신 김희선 배용준 김민종은 드라마와 CF 등에서 신세대 빅3을 형성하고 있다. SBS 「도시남녀」 「남자대탐험」의 김남주와 MBC 「짝」 「동기간」의 이민영, SBS 「임꺽정」의 정흥채 등은 전반적으로 새 얼굴의 발굴이 부진한 방송가의 차세대 기대주로 꼽힌다. 반면 연기력보다는 이미지를 통해 CF에서 후한 대접을 받아온 김지호 정우성 한재석 고소영 등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TV 3사는 시청률 경쟁과 제작비가 저렴한 일일극을 각각 2∼4편씩 내보내는 등 10편 안팎의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어 졸속제작과 연기자의 중복출연 등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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