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더 웨이브」올 칸영화제 수상…내달초 개봉

입력 1996-11-27 20:13수정 2009-09-2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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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元在기자」 프랑스 칸영화제는 전통적으로 실험성이 강한 예술영화 계열의 작품에 수상의 영예를 안겨줬다. 이 때문에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의 경우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상업적 성공을 보장받는 반면 대부분의 칸영화제 수상작은 흥행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해 왔다. 소수의 마니아들은 이른바 「칸이 뽑은 영화」의 문제의식에 열광했지만 다수의 일반관객들은 여간해서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브레이킹 더 웨이브」(Breaking The Waves)는 역대 주요 수상작 흐름에 비춰볼때 예외 에 속한다. 다음달초 선보이는 이 영화는 철학 인류 역사와 같은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바닷가 젊은 노동자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가 던지는 화두(話頭)는 「불구가 된 남편의 아내 사랑법」으로 요약된다. 신혼초 뜻밖의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 남편이 순박하고 아리따운 아내에게 베풀 수 있는 배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남편은 『당신이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면 내게도 삶의 의욕이 생길 것 같다』며 젊은 아내의 「외도」를 재촉하고 바보스러울만큼 착한 아내는 미친 여자 취급을 받으면서도 남편의 뜻에 충실하려 애쓴다. 스코틀랜드 해안가의 작은 마을. 심성 곱고 얼굴도 예쁜 처녀 베스(에밀리 왓슨)와 외지에서 온 노총각 노동자 얀(스텔란 스카스카드)은 서로 첫눈에 반해 결혼한다. 신혼부부의 단란한 일상은 얀이 작업현장의 동료를 구하려다 크게 다치면서 무참히 깨지고 이제 막 성(性)과 사랑에 눈뜨기 시작한 베스는 병석의 남편으로부터 기상천외한 부탁을 받게 된다. 섹스에 대한 가치관이 동양적 사고방식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착하디 착한」 베스의 품성 묘사가 치밀해 관객들을 공감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영화의 분위기는 그리 야하지 않고 음모 배신 따위의 복선도 깔리지 않았다. 순진무구한 남녀 주인공이 등장해 각자 독특한 사랑을 실천하는 「슬픈 성인동화」 한편을 보는 느낌이다. 지난 91년 파격적인 영상을 시도한 영화 「유로파」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이번엔 이야기 전개 위주의 깔끔한 러브 스토리를 대중적 취향에 맞춰 완성해냈다. 영화 전편을 핸드 헬드 카메라(손에 들고 촬영하는 카메라)로 찍었기 때문에 처음엔 눈이 피로해지는 듯한 인상도 받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화면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변화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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