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첫사랑」 방영 첫주부터 12주째 시청률1위

  • 입력 1996년 11월 27일 20시 01분


「金甲植기자」 KBS의 드라마 「첫사랑」(주말 밤7.55)이 인기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에 관한 한 「괴물」이나 다름없다. 37.1%로 방영 첫주에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운 뒤 50%에 가까운 시청률로 12주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삼은 SBS 「모래시계」도 초반부터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고 MBC 「애인」도 「첫사랑」의 시청률 기세를 뛰어넘지 못한채 막을 내렸다. 「첫사랑」의 인기가 지속된다면 50회 방영분 내내 1위를 기록하는 시청률 집계사상 전대미문의 기록이 탄생할 수도 있다. 또 극중 최수종의 테마곡으로 삽입된 가수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는 「신나라」 등 음반판매차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는 동반인기를 얻고 있다. 사회적 이슈와 거리가 있고 대표적인 통속 멜로드라마로 분류되는 「첫사랑」의 인기비결은 무엇인가. 방송가에서는 오히려 「탈사회적」인 진부함에서 첫번째 이유를 찾는다. 찬혁(최수종) 찬우(배용준) 효경(이승연) 등 주인공들은 조건을 뛰어넘은 「순정형」 사랑법을 구사하고 있다. 신자(이혜영)와 석희(최지우)의 사랑방식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또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인 형제의 남다른 우애도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매력포인트다. 이같이 요즘 세태에 드문 복고풍의 분위기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번째로 주인공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을 살려주는 「백화점식」 이야기 구성이 가족 전체가 TV를 시청하는 주말 밤을 사로잡는 이유. 중장년층은 복고풍의 드라마 분위기에 젖어들고 젊은층 역시 배용준을 중심으로 한 사랑 이야기에 빠져든다. 배도환 손현주 송채환 등 빛나는 조역 트리오의 감초연기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찬혁의 고교동창으로 등장하는 배도환은 뜨거운 우정과 함께 콧등을 만지는 독특한 몸짓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손현주와 송채환은 밤무대 가수와 조금 모자란 순정형 여인으로 작품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방송관계자들은 한자릿수 시청률로 조기종영이 결정된 같은 시간대 MBC 「가슴을 열어라」의 부진과 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첫사랑」 독주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첫사랑」의 강세는 인정하지만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나지는 않다는 평가다. 「첫사랑」의 인기와 이를 둘러싼 「거품인기」 시비는 다음달 7일부터 방영되는 경쟁드라마 「사랑한다면」(MBC)과의 맞대결을 비롯, SBS 「임꺽정」 「형제의 강」등 수작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 ▼ 작가 조소혜씨가 본 인기 비결 「琴東根기자」 『제목만 놓고 보면 멜로드라마같지만 멜로성 뿐 아니라 생활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것이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의 양지」에 이어 「첫사랑」의 인기폭발로 「히트작가」로서의 자리를 굳힌 조소혜씨는 『지난 시절 우리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인물이나 사람들이 누구나 느꼈던 정서를 표현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첫사랑의 감정 역시 지극히 보편적인 정서』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첫사랑의 감정을 드라마에서 시대상황이나 당시의 정서에 맞게 그린 것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조씨는 또 「힘의 안배」가 주인공 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에게 골고루 이뤄졌다는 점을 들었다. 그 결과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도시청자들의눈을묶어 둘 수 있다는 것. 몇가지 요인을 든 후 조씨는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요인은 연출가 및 배우와 호흡이 잘 맞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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