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엄기영 『앵커 7년 마칩니다』

  • 입력 1996년 11월 5일 20시 22분


「李元洪 기자」 『떠날 날이 2,3일 남았군요. 7년동안 저의 표정과 표현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던 그 수많은 말들의 무게를 더욱 더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은 마음이 더 무겁고 진지한 느낌입니다』 7년동안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던 엄기영씨가 오는 8일을 마지막으로 앵커에서 물러난다. 새진행은 이인용 워싱턴특파원이 맡는다. 『어떤 일을 맡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좀더 두고봐야 알겠습니다. 우선은 한달정도 휴가를 떠날 생각입니다. 아직 못간 20년 근속휴가와 이런저런 휴가 일수를 합치면 약 한달 정도 됩니다』 지난 74년 MBC에 입사한 엄씨는 사회 경제 문화부기자와 파리특파원을 거쳐 89년 10월부터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아왔다. 엄 씨 는 지난 77년 10월 설악제 취재 도중 타고 있던 경찰경비행기가 추락해 머리와 허리를 다친 뒤 기적적으로 살아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때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기도 했으나 건강하고 정열적인 모습으로 일을 계속했다. 「튀지말자」 「냉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엄씨의 앵커관. 앵커가 감정적으로 흔들리면 어떤 식으로든 뉴스전달에 영향을 준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의 앵커제도는 미국식 앵커제도의 겉모습만을 본뜬 것입니다. 한국 앵커들에게는 충실한 뉴스전달을 위해 미국방송들이 실시하고 있는 지원이 거의 없습니다. 뉴스 직전 원고를 들고 보도국과 뉴스센터간의 70여m를 수없이 뛰어야 했고 뉴스 자막을 보여주는 프롬프터 작동이 원활하지 않아 책상위의 원고를 더듬거리며 보아야 하는 등의 애환도 많았습니다』 그는 스스로가 몸담았던 앵커제도에 대해서도 평소 일반사회에 대한 뉴스에서처럼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언론계에서 계속 종사하고 싶습니다. 제가 방송국에서 근무한다면 시청자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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