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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플러스] ‘연가시’ 김명민 “촬영장에서 막내 스태프 이름부터 외운다”

입력 2012-07-11 14:12업데이트 2012-07-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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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시’에서 ‘재혁’ 역을 맡은 김명민은 아버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김명민(40). 그는 ‘명본좌’라는 수식어를 부담스러워했다. 이유는 “안티를 양성하는 지름길”이라는 것. 최고의 배우에게도 ‘본좌’라는 타이틀은 부담스러운가 보다.

하지만 촬영장 안팎에서 그가 행동하는 것을 보면 ‘명본좌’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을 수 없다. 괜히 ‘명본좌’로 불리는게 아니다.

김명민이라는 배우가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 더 대단한 건 카메라 앵글 뒤에서의 모습이다. 그는 ‘주연배우’라고 목을 꼿꼿이 세우는 몇몇 배우들과 달리 ‘옆집 아저씨’처럼 촬영장에 녹아 들어간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장난꾸러기처럼 시시콜콜한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그런데 식사는 하셨어요? 잘하셨네”라며 정감 있는 인사를 하기도 했다.

개봉한지 5일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했고 200만을 향해가는 영화 ‘연가시’에서 변종 기생충 연가시에 감염된 아내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재혁’ 역을 맡은 김명민을 만났다.

<이하는 일문일답>

▶ “문정희는 센스 있는 배우, ‘가수’출신 김동완은 편견 있었다”


- 출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나리오를 보면 캐릭터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그려진다고 말한 걸 들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 내가 해야 할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다. 책을 읽으면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그래서 책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은 실망할 때가 많지 않나. 시나리오를 읽으면 머릿속으로 배역의 형체가 그려지고 두 번, 세 번 읽으면 말투나 버릇 등이 생각난다. 신기하고 재밌다.”

- ‘재혁’은 어떤 모습이 그려지던가.

“특징이 없었다. 정말 무난하고 평범한 아빠. ‘영웅’같은 면모를 생각할 수 있었지만 대본은 그렇지 않았다. 너무 평범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아빠’라는 감정 하나만 갖고 가자고 생각했다. 이번에 재혁이는 결코 튀어서는 안됐다. 장면 속에 무던하게 묻어가야 했다. 과욕을 버리고 ‘편안한 아빠’로 콘셉트를 잡았다.”

- 문정희 말로는 함께 출연한 아이들이 유독 ‘아빠’ 김명민의 말을 잘 들었다고 하더라.

“(문)정희는 ‘채찍’스타일이고 나는 ‘당근’스타일이었다. 정희는 ‘말 잘 들어야지’ 이런 말 하며 군기를 확실히 잡았다. 진짜 엄마답게 잘 했다. 나는 아이들을 잘 달래주고 놀아줬다. 괜히 툭 치고 도망가고…(웃음) 촬영장에서 종종 안아주고 같이 놀아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아이들도 나를 편안하게 생각하고 촬영장에선 ‘아빠’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도 나도 원활히 촬영할 수 있다.”

- 문정희는 김명민씨가 진짜 아내처럼 대해줬다고 하던데, 문정희와의 호흡은?

“진짜 부인은 아니고…(웃음) 배우들이 순간 몰입을 그렇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긴 하다. 문정희 씨와 했던 장면은 어색한 곳이 없었다. 그 만큼 연기를 잘 했고 센스가 있는 배우다.”

- 김동완은 김명민과 함께 한다는 게 가장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그 녀석은 그런 쓸데없는 거짓말을…(웃음). (김)동완이와의 연기는 부담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내가 가장 부담스러웠다고 말을 들었을 때 ‘이 녀석이 사람들 웃기려고 그러는 구나’라고 생각했는데…지금 생각해보니 연기를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 김동완은 ‘가수’출신 배우다. 편견은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첫 날 만나고 편견이 사라졌다. 동완이가 연기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굉장히 진중했다. 열심히 하려고 했고 실제로 잘 했다.”

▶ “촬영하다 위험한 장면 나와도 화를 못내”

- 재혁이는 항상 눈앞에서 ‘윈다졸’을 놓쳤다. 살면서 눈앞에서 놓친 것이 있었나.

“오! 그런 질문 참신하다. 음… 내 인생의 큰 줄기로 봐선 그런 적은 없지만 가끔 하루가 꼬이는 날이 있지 않나. 짜증나고 되는 일 없는 날. 그런 날은 뭐가 제대로 되진 않는다. 뭔가 환기시켜줄 만한 것이 나타나지 않으면 잘 때까지 그러는 것 같다.”

- 그리고, 영화 첫 장면에 롤러코스터를 타는 장면이 있다. 평소에 놀이기구를 잘 타는 편인가.

“전혀 못 탄다. 나는 ‘범퍼카’를 가장 잘 탄다. 직진에는 강한데 왔다 갔다 뒤집히고 이런 기구들은 정말 싫다. 바이킹 타면 정말 죽을 것 같다.”

- 창고 화제 장면을 이야기 안할 수가 없다. 진짜 불이 붙기도 했다던데.

“정말 탈 뻔 했다. 옷에 불이 붙을 거란 생각은 전혀 안했다. 정말 좁은 공간에서 위에서 옆에서 화염이 올라오는데 가족을 구하려고 약이 있는 불붙은 박스를 향해 가는데 정말 죽을 것 같았다. 감정도 최고조에 달했고 NG를 내고 싶지도 않았다. 결국 불을 조금 낮춰 다시 찍긴 했지만 정말 힘들었다.”

- 배우이기 전 인간이다. 몸에 불이 붙었는데 화가 나지 않던가.

“화가 나긴 났다. 그래도 우선은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또 이런 일로 화를 내면 나도 마인드 컨트롤이 안 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화를 내진 않는다.”
배우 김명민.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 촬영이 시작되면 막내 스태프 이름을 외우는 배우 김명민

- 어느 작품이든 꼭 스태프 이름을 외운다고 하더라.

“스태프 많지만 금방 외우는 편이다. 기억력이 좋은 건가? (웃음) 근데 사실 그건 나를 위한 거다. 스태프에게 뭔가를 부탁하려고 하면 ‘저기…’라고 하는 것보단 이름을 말해주는 게 더 낫지 않은가? 그 사람 입장에서도 ‘야’나 ‘저기’로 불리면 기분이 나쁠 것이다.”

- 막내 스태프부터 이름을 외운다던데.

“그렇다. 넓은 의미로 보자면, 막내들이 미래 우리나라 영화의 자산이다. 지금도 촬영 스태프가 고된 직업이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가. 그리고 그럴만한 계기가 있었다. 예전에 ‘거울 속으로’를 찍을 때 막내였던 스태프가 몇 년 후 다른 작품에서 최고참이 돼 있더라. 그때 그 스태프가 “형님이 막내였던 제 이름 기억해주셔서 지금까지 남아있게 됐다‘고 말하더라. 내가 단순히 이름 한번 불렀을 뿐인데 감동을 받아서 또 다시 나에게 감동을 안겨 준거다. 정말 뿌듯했다.”

- 그렇게 다 외우려면 가끔 실수도 있겠다.

“당연하다. (웃음) 영화를 동시에 찍고 있으면 실수를 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영화에 조명 담당이 3명이 있으면 다른 영화에도 조명 담당이 3명이 있다. 그러면 가끔 혼동이 된다.(웃음) 어떤 날은 한 스태프가 장난스럽게 ‘형님~ 제 이름 까먹으셨죠?’라고 한다. 그럼 좀 얄밉기도 하지. 하하하”

▶ “가족들과 여행하며 휴식…내 삶의 가장 큰 즐거움”

- 영화 ‘간첩’을 한창 찍고 있고, 연말에는 드라마 촬영에 들어간다. 도대체 언제 쉬나.

“아마 8월 한 달 정도 쉴 것 같다. 식구들이 몇 개월 동안 가질 수 없었던 가족과의 시간을 한번에 보상받겠다고 한다. 아내가 내 스케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아마 곧 있으면 여행 사이트를 검색할 거다.(웃음)”

- 평소에 가족들과 뭐하고 지내나.

“어디 다니는 거 좋아한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게 내 가장 큰 즐거움이다. 특히 아이가 공룡을 좋아해서 ‘공룡엑스포’ 같은 곳을 잘 간다. 저번에는 경남 고성에도 갔었다. 애가 크면 나중에 고고학자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 배우가 되겠다고 하진 않나.

“처음엔 관심을 가졌는데, 지금은 배우의 꿈을 접었다. 사실 내가 배우가 되면 힘든 점을 좀 말해줬다. 그러니까 금방 ‘진짜요?’ 하고선 받아들인 것 같다.”

- 김명민이라는 사람이 배우로서 힘든 점은 뭘까?

“예전과는 힘든 점이 다르다. 나는 사람이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배우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배우의 인생은 로또와 같고 ‘계란으로 바위치기’이다. 10년~20년 인생 설계를 하기 힘들었다. 이제는 인생에서 얻는 게 있으니 잃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배역이 다양하게 들어오고 활동을 하는 만큼 개인적으로 잃는 것도 있는 것 같다.”

-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 ‘연가시’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배우가 관객들에게 바라는 건 그것뿐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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