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반도체 초과세수 활용안 검토 착수… 내년 예산안 쟁점 될듯

  • 동아일보

[반도체 ‘국민배당금’ 논란] 김용범 지시… 경제수석 등 참여
삼성-SK 올해 법인세 120조 전망
金-與 일각, 양극화 해소에 사용 거론
경제학계 “일회성 아닌 성장 재투자”… “나랏빚 먼저 갚아 재정 강화” 주장도

김용범 정책실장. 2026.4.27/뉴스1
김용범 정책실장. 2026.4.27/뉴스1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제안한 ‘국민배당금’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6·3 지방선거 이후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급증으로 정부의 세금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경제계와 시민단체,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초과 세수를 성장을 위한 재투자나 사회적 재분배 강화 또는 재정건전성 확보에 사용해야 한다는 엇갈린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도 초과 세수 활용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靑 반도체 초과 세수 활용처 검토 본격화

13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 실장은 최근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 등에게 초과 세수 활용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하준경 대통령경제성장수석도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본격화할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에 따라 낼 법인세만 12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세금은 올해 하반기(7∼12월)와 내년으로 나뉘어 정부에 들어온다.

김 실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초과 세수를)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천재일우의 역사적 기회를 허비하는 일”이라며 “초과 세수로 국가부채를 줄이자는 주장도 가능하고, 국부펀드 형태로 장기 비축하자는 주장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AI 시대의 초과 이윤이 사회 내부의 K자 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초과 세수를 확대되고 있는 양극화를 줄이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김 실장이 제안한 국민배당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반도체 호황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세금 수입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제안이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걷어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오해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말 그대로 배당이 아니라 초과 이윤을 통한 초과 세수가 걷혔을 때 초과 세수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에 대한 글”이라며 “초과 세수, 초과 이윤이라는 용어를 혼용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정파적인 흐름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도 이날 X(옛 트위터)에서 “김용범 실장이 한 말은 ‘AI 부문 초과 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 세수를 국민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 반도체 초호황에 이익 분배 논란 확산

정치권과 경제계, 학계, 시민단체에선 초과 세수 활용 방안을 두고 엇갈린 제안을 내놓고 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늘어난 세수를 소비쿠폰 같은 일회성 지출이 아니라 산업 지원, 공급망 확충 등에 재투자해야 한다”며 “성장을 위한 투자 유도형 지출로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 초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지출을 크게 늘리면 나중에 세수 감소 시기에 재정 운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채 상환 등 나랏빚을 갚는 데 먼저 써서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과 진보 성향 시민단체에서는 사회적 재분배를 강조하고 있다.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12일 페이스북에 “필요한 것은 ‘성장의 사회적 공유’”라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13일 성명을 통해 “천문학적 초과 이익의 사회적 환류와 공익적 재분배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한 임원은 “기업이 이익을 많이 냈을 때 이를 ‘초과 이익’이라고 칭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성과를 가져가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적절히 투자하고 직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면서 세금을 내고 있는데, 사회에 환원하라는 요구까지 감당하려면 결국 미래 투자 재원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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