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부터 ADC까지’ 차세대 치료법 제시… 한미약품, 美서 항암신약 후보 8종 공개

  • 동아경제
  • 입력 2026년 4월 28일 20시 15분


한미약품 美 AACR 2026 참가
mRNA·TPD·ADC·이중항체 등 신약 연구 결과 발표
8개 신약 연구 결과 9건 공개… 국내 업체 중 최다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항암 기술 및 역량 입증

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들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를 통해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혁신 항암신약 연구 결과가 담긴 포스터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들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를 통해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혁신 항암신약 연구 결과가 담긴 포스터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차세대 모달리티를 융합한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을 대거 선보였다.

한미약품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를 통해 8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결과 9건을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항암 시장 핵심 기술로 부상한 메신저리보핵산(mRNA)과 표적 단백질 분해(TPD),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 다양한 접근 방식 신규 과제를 다수 도출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발표 건수를 주목할 만하다.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중에서는 4년 연속 가장 많은 연구 성과를 발표한 것으로 신약 개발에 대한 한미 특유의 의지와 역량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평가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암세포에만 많이 발현하는 특정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표적항암제,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표적항암제, 몸속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항종양 반응을 유도하는 면역항암제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 항암 치료법을 제시했다.

표적항암제 분야에서는 EZH(Enhancer of Zeste Homolog)1·2(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 단백질 2종) 이중저해제(개발명 HM97662), 선택적 HER2(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형, 세포 증식과 분열을 조절하는 단백질) 저해제(HM100714), SOS1(Son of Sevenless homolog 1,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RAS 단백질을 깨우는 역할)-KRAS(세포 성장을 유도하는 물질로 변이를 통해 암세포를 증식) 상호작용 저해제(HM101207) 등 다양한 표적과 기전적 차별성을 갖춘 후보물질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HM97662는 EZH1과 EZH2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저해 기전을 통해 기존 EZH2 선택적 저해제 대비 우수한 항암 효능과 내성 극복 가능성을 갖춘 혁신 표적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발표에서 한미약품은 해당 후보물질이 ‘SMARCA4(우리 몸 설계도에 해당하는 DNA를 감싸고 있는 염색질을 제어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물질) 결손’ 등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고형암 동물 모델에서 DNA 손상 유도체(DNA damaging agent)와 병용 시 항암 효력 시너지를 확인한 결과를 선보였다. 특히 HM97662와 DNA 손상 유도제의 반복 병용 투약에서 기존 약물에 대한 내성 극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연구를 토대로 적응증을 구체화한 뒤 후속 병용 임상시험으로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HM100714는 HER2 변이 암에서 강력한 항암 효능과 함께 낮은 EGFR(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관련 독성을 바탕으로 엔허투 내성 이종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항종양 활성이 확인됐고 뇌 및 연수막 전이 모델에서도 우수한 효능과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인포매틱스 및 머신러닝 기반 분석을 통해 75종 세포주 패널에서 약물 민감성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최적 적응증을 도출해 경구용 신약 임상 개발 근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 HM101207은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중 치명적인 KRAS의 활성화를 억제하기 위해 신호전달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SOS1과 KRAS 간의 결합을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KRAS 신호 억제와 함께 저산소 관련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KRAS 의존성 암종 치료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HM101207은 다양한 RAS/MAPK 신호 경로(SOS1과 KRAS가 속한 세포 신호 전달 체계) 저해제와 병용 시 KRAS G12C 변이(KRAS 단백질의 12번째 아미노산인 글리신G이 시스테인C으로 바뀐 변이) 암세포주에서 시너지 항종양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KRAS 변이 이종이식 마우스 모델에서는 KRAS G12C 저해제 또는 RAS 저해제와 병용 투여 시 단독 투여 대비 내성 발생을 유의미하게 지연시키는 항종양 효력을 확인했다고 한미약품은 설명했다.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표적항암제 분야에서는 한미의 신규 모달리티 ‘표적 단백질 분해(TPD)’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경구용 신약 ‘EP300 선택적 분해제’에 대한 연구 성과가 발표됐다. EP300 선택적 분해제는 한미약품 연구진이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정보에 기반한 구조 설계를 통해 해당 물질을 최적화하고 생물정보학 프레임워크와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EP300 분해에 가장 민감한 고형암 적응증을 선별했다.

한미약품은 해당 신약이 마우스 이종이식 고형암 동물 모델에서 기존 ‘EP300/CBP(유전자를 감싸는 히스톤에 아세틸기를 붙여 유전자 스위치를 켜는 전사 조절 보조인자 역할을 하는 복합체) 이중 저해제’ 대비 낮은 독성을 보이면서 우수한 항암 효력을 나타낸 결과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기전을 규명했다. 합성치사는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전략으로 통한다. 1개가 고장 나면 버틸 수 있지만 2개가 손상되면 죽는다는 원리가 핵심이다.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면역항암제 분야에서는 ‘STING(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 선천 면역 체계를 깨우는 유전자) mRNA 항암 신약’, ‘p53(손상된 세포 DNA를 수리하거나 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단백질로 유전자 파수꾼으로 불린다) mRNA 항암 신약’ 북경한미약품 개발을 주도하는 ‘4-1BB(T세포 증식으로 암 세포 공격을 유도하는 수용체)xPD-L1(면역세포를 억제하는 암세포의 방어 물질) 이중항체(BH3120)’, ‘B7H3(면역관문 단백질로 PD-L1과 비슷한 방어 물질로 항암제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표적)xPD-L1 이중항체 ADC(BH4601)’ 등 차세대 다중특이성 항체 기반 파이프라인 연구 성과가 소개됐다.

STING mRNA 항암 신약은 STING 경로를 리간드(ligand) 결합 없이 직접 활성화해 항종양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치료 방식이다. 전신 투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이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한다. 한미약품은 동물 모델 정맥 및 근육 투여 시 유의미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확인했고 기존 면역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이뮨콜드(immune-cold)’ 종양에서도 면역세포 증가와 항암 효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면역 활성화와 함께 암세포 증식을 직접 억제하면서 정상세포 생존 능력은 유지하는 ‘이중 기전’을 규명했다.

p53 mRNA 항암 신약은 종양 억제 단백질인 p53을 세포 내에서 정상적으로 발현시켜 암세포의 자멸을 유도하는 원리로 이번 학회에서 연구 결과 2건이 공개됐다.

한미약품은 해당 신약이 난소암 동물 모델에서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항암 효능과 양호한 안전성을 나타낸 결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전사체 기반 분석을 통해 p53 복원 치료에 대한 반응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적용 가능성이 높은 암종을 선별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p53 복원 치료의 정밀의학적 적용과 함께 DNA 손상 기반 항암제와 병용 치료 전략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BH3120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표적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항암신약이다.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 항암치료와 면역세포를 활성화 시키는 면역 항암치료를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이번 학회에서는 CD3 T세포(T세포 공격 스위치) 결합체(TCE, T cell engager)와 BH3120의 병용에서 두 기전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해 항암 효과를 증폭시키는 면역 작용 메커니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TCE는 체내 T세포를 직접 활성화하는 면역항암 핵심 접근법으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사례가 증가하면서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BH4601은 B7H3와 PD-L1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적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차세대 항암 프로젝트다. 이번 학회에서는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두 단백질을 일괄 타깃해 기존 ADC 대비 약물 내성 감소와 면역 기능 활성화를 유도하고 향상된 항종양 활성을 구현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제시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올해 AACR에서 글로벌 신약 개발 흐름을 선도하는 차세대 모달리티 중심 항암 파이프라인을 선보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한미의 R&D 기술 경쟁력을 재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 융합과 전략적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하고 신기술을 연구 전반에 접목해 한미 미래 가치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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