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게임 ‘뚝딱’ 만들지만… 경쟁력 핵심무기는 창작 스토리”

  • 동아일보

본보-채널A ‘제46회 동아 모닝포럼’
“100% AI로 만든 게임 나왔지만 외면… 인간의 독창적 서사가 마음 움직여
AI는 ‘자판기’ 아닌 ‘파트너’로 활용… 이용자들에 새로운 경험 선사해야”

2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AI가 바꾸는 게임산업 패러다임’을 주제로 열린 제46회 동아 모닝포럼에 참석한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 강덕원 넥슨 인텔리전스랩스그룹장, 나규봉 NC AI VARCO사업팀장(왼쪽부터)이 토론을 하는 모습.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AI가 바꾸는 게임산업 패러다임’을 주제로 열린 제46회 동아 모닝포럼에 참석한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 강덕원 넥슨 인텔리전스랩스그룹장, 나규봉 NC AI VARCO사업팀장(왼쪽부터)이 토론을 하는 모습.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인공지능(AI)이 발전할수록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스토리’입니다.”

나규봉 엔씨(NC) AI VARCO사업팀장은 동아일보와 채널A가 28일 ‘AI가 바꾸는 게임산업 패러다임’을 주제로 개최한 제46회 동아 모닝포럼 행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인간만의 창의성이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게임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이날 포럼에서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과 NC의 AI 책임자들은 연사로 나서 AI 기술이 게임 생태계에 몰고 온 변화와 업계의 생존 전략을 두루 짚었다.

● 손가락 6개 캐릭터·다리 3개 말… ‘AI 슬롭’ 경계론

AI는 이미 게임산업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글로벌 게임 엔진사 유니티의 ‘2025 게임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게임 제작사(스튜디오)의 96%가 AI 도구를 개발 과정에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용자들의 거부감은 작지 않다. 손가락이 6개인 캐릭터나 다리가 3개인 말(馬)이 그대로 노출돼 논란을 빚는 등 품질이 떨어지는 ‘AI 슬롭(slop·찌꺼기)’ 게임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이 최근 AI 콘텐츠 게임에 대한 빗장을 풀면서 100% AI로 만든 게임도 등장했지만, ‘AI 게임’을 향한 이용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 편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전문가들은 기술적 한계를 넘어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빚어내는 등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창작’의 영역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나 팀장은 “과거에는 시각적 구현이나 레벨(스테이지·맵 구성) 설계 자체가 어려워 그것만 잘 해내도 매력적인 게임이 됐지만, 이제는 AI가 이런 기술적 장벽을 대폭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누구나 버튼 클릭 몇 번으로 일정 품질의 게임을 ‘뚝딱’ 만들 수 있게 된 만큼, 기계의 차가운 완벽함보다 사람의 직관이 담긴 투박함과 독창적 서사가 오히려 이용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게임을 만드는 사람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깊게 투영된 스토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AI를 ‘정답 자판기’가 아닌 창의적 고민을 함께 나누는 ‘스파링 파트너’로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덕원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그룹장도 “게임은 경험의 산업이고, 우리가 설계해야 할 것은 기억에 남는 경험”이라며 “AI를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만 보지 말고, 이용자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는 기술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에서 이용자가 키운 캐릭터를 고품질 일러스트로 실시간 변환해 주는 AI 기능을 지난해 말 선보여 호평받았다.

● ‘AI 네이티브 게임’이 화두

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AI 네이티브 게임’이 화두로 떠올랐다. AI가 게임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AI가 게임 플레이 자체에 녹아들어 이용자에게 저마다 다른 대사·난이도·세계관 반응을 내놓는 게임을 뜻한다. 강 그룹장은 “지금은 비(非)플레이어 캐릭터(NPC) 대사가 일부 바뀌는 초기 실험 단계”라며 “데이터 처리 단위인 토큰 비용과 심의 기준 등 ‘컴플라이언스(규범 준수)’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AI발 인력 구조조정도 화두가 됐다. 조 특임교수가 인력 구조조정 우려 속 게임사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묻자 두 사람은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 역량’을 첫손에 꼽았다. 강 그룹장은 “전문 개발자만 AI를 다루는 시대는 지났다”며 게임 제작 전체 공정을 이해하고 AI를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과 게임업계 인사들도 참여했다. 축사에 나선 김 차관은 “정부는 올해 70억 원 규모로 중소 게임사의 AI 구독료를 지원하는 등 한국 콘텐츠 기업의 AI 융복합을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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