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메타의 마누스 인수를 금지하면서 3조 원대 거래가 원상복구 절차에 들어갔다. 기술·데이터 분리와 투자자 정산이 변수로 떠올랐다. Getty Images
중국 당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거래를 금지하면서 미국 빅테크 메타가 최근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한 중국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 인수를 되돌리는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메타가 마누스 인수를 되돌리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약 20억~25억 달러(약 2조9000억~3조6000억 원) 규모 거래를 금지하고 원상복구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 기술·데이터 분리 불가피…거래 되돌리기 난관
WSJ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12월 마누스를 인수한 뒤 관련 기술을 자사 시스템에 빠르게 통합해왔다. 이에 따라 거래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이미 결합된 기술과 데이터를 분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이전된 기술과 데이터를 제거하고 자산을 원래 상태로 복원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를 완전히 되돌리지 못할 경우 제재를 검토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문제도 남아 있다. 벤치마크 등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금을 회수한 상태로, 거래가 철회될 경우 자금 반환을 둘러싼 협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거래 재조정 과정에 협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싱가포르 이전에도 규제…‘기술 출처’가 기준
마누스는 2022년 중국에서 설립된 뒤 자동화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로 주목받은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한 직후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중국 사무소를 정리했다. 다만 핵심 기술과 인력은 여전히 중국에 기반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술이 중국에서 개발됐다는 점을 근거로 규제에 나섰다. 법인 소재지와 관계없이 기술의 개발 기반이 중국에 있을 경우 통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 등은 이번 조치를 해외 법인을 통한 거래에도 규제가 적용된 사례로 해석했다. 유사한 방식의 거래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거래 검토 과정에서 공동 창업진을 소환 조사하고 출국을 제한하는 등 통제 수위를 높여왔다.
WSJ는 또 최근 마누스 경영진이 메타와 사임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창업진이 메타를 떠나는 방안이 거래 해소 과정의 한 선택지로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 미·중 기술 경쟁 속 규제 강화
이번 조치는 미·중 간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이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통해 중국의 AI 산업을 견제하는 가운데, 중국 역시 기술과 인력의 해외 이전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번 조치가 전략 기술 분야에 대한 안보 심사 강화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기업의 등록 국가와 관계없이 기술과 인력의 연결성이 중국에 남아 있다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투자 심사 강화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기술 자산 이동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중국계 기술 기업 투자에서는 자본 이동뿐 아니라 기술 출처까지 리스크로 부각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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