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자체 개발 AI 플랫폼 ‘AI LAB’을 공식 오픈했다고 10일 밝혔다. 단순히 AI 툴을 하나 더 들여온 것이 아니라 보안과 기술 내재화라는 두 가지 숙제를 구조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요즘 대부분의 기업들이 ChatGPT나 Claude 같은 외부 AI 서비스를 업무에 끌어들이고 있지만, 건설업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설계 도면, 시공 데이터, 입찰 정보처럼 외부에 절대 내보낼 수 없는 자료들이 업무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AI가 아무리 편리해도 민감한 자료를 외부 서버로 보내야 한다면 선뜻 쓰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많은 건설사들이 AI의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활용 범위를 좁혀올 수밖에 없었다.
GS건설은 이 문제를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으로 풀었다.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회사가 직접 보유한 GPU 서버 위에서 AI를 돌리는 구조다. 데이터가 사내 밖으로 나가지 않으니, 도면처럼 지적재산권이 얽힌 자료도 AI에 편하게 올려 쓸 수 있게 됐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AI LAB은 직원들이 많이 쓸수록 관련 데이터와 업무 노하우가 사내 GPU에 쌓이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외부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 경험과 데이터가 결국 외부 플랫폼의 자산이 되지만, AI LAB은 반대다. 임직원들의 사용이 누적될수록 GS건설 고유의 AI 역량이 자연스럽게 내재화된다. 장기적으로는 건설 현장과 설계, 공정 관리에 특화된 자체 AI로 진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GS건설 직원이 AI LAB을 활용하고 있다. GS건설 GS건설은 AI LAB만 고집하는 대신 기존 외부 AI 툴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AI 전략’을 택했다. 보안이 중요한 내부 자료는 AI LAB으로, 일반적인 문서 작업이나 외부 정보가 필요한 업무는 기존 외부 AI 툴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모든 걸 바꾸려 하기보다,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전환 경로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현실감 있는 접근이다.
GS건설 관계자는 “AI 활용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업무 혁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직원들이 AI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그 경험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윤홍 대표는 올해 시무식에서 일상 업무 속 AI 활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직접 강조한 바 있다. 이번 AI LAB 오픈은 허 대표의 기조를 실제 인프라로 옮긴 첫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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