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조 바꾸는 AI로봇]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자동화 추진
위험작업은 로봇이… 생산량 2배로
선박 잠긴 깊이 계측도 완전 무인화
최근 찾은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용접 로봇이 작업에 한창이다. 한화오션 제공
최근 찾아간 경남 거제시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선체를 조립하는 공장 안에서는 17kg급 ‘포터블(이동형) 용접 로봇’이 전기 불꽃을 뿜어내고 있었다. 순간 튀는 이 불꽃의 온도는 섭씨 5000도. 태양 표면과 맞먹는 고온이다. 뜨거운 온도로 두꺼운 철판도 단숨에 이을 수 있다.
용접 로봇은 불꽃 속에서 작업을 이어갔다. 로봇의 팔이 쉼 없이 움직이는 동안 현장 인력은 로봇의 감독 역할만 맡으면 된다. 김태곤 한화오션 스마트생산추진팀장은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로봇이 맡으면서 작업자의 근로 환경이 나아지고, 로봇을 24시간 가동할 수 있어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거제조선소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로봇 기반 조선소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숙련 인력의 고령화에 대비하고,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근골격계 질환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의 실내 용접 공정 기준 자동화율은 약 67%로, 2030년까지 용접 공정 100% 무인화가 목표다. 전처리 도장 공정은 50%, 포설(케이블 설치) 공정은 60%까지 로봇 적용을 늘릴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거제사업장에서 활용하는 이 로봇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상징인 미국 필리조선소에도 2027년 말경 도입될 예정이다. 이 로봇은 철판을 안쪽에서 용접할 때,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작업하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도 일할 수 있다. 3년 차 숙련 용접공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오션은 이 로봇을 시작으로 필리조선소 증축·현대화 일정에 맞춰 지능형 로봇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조선소 업무 중 기존에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이 하던 일 가운데 완전히 무인화된 것이 ‘선박 흘수(선박이 물에 잠긴 깊이) 계측’이다. 건조된 선박의 무게 중심과 중량 관련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흘수 계측은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과거엔 작업자 3, 4명이 작은 보트를 타고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선체에 바짝 붙어 흘수를 재느라 사고 위험이 늘 뒤따랐다. 지금은 드론이 선박 주변을 돌며 사진을 촬영하고, 비전 AI가 흘수를 계측한다. AI 도입 이후 작업 시간은 2시간에서 30분 이내로 줄었고, 사람은 더 이상 위험한 파도 위에 오르지 않게 됐다.
한화오션의 궁극적인 목표는 AI와 로봇의 도입으로 인력난을 해소하고 안전성을 끌어올린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위험한 작업을 피지컬 AI가 대체하는 것을 넘어, 저숙련 신규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작업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숙련공 고령화에 대비하는 것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작업장에 투입되고 있는 로봇의 지능을 고도화해 숙련공의 작업 패턴과 판단 기준을 데이터화하면 공정과 품질, 안전에 대한 판단을 AI가 보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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