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장보기는 22% 싸고 정 가득한 전통시장에서[기고/인태연]

  • 동아일보

인태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인태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설 명절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장바구니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요즘 많은 분들께 명절 준비는 설렘보다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고물가와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 ‘이번 명절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깊어졌다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자주 듣는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사회가 선택해야 할 공간이 어디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필자는 올 설 명절만큼은 많은 분께서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주시길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다. 이웃의 안부를 묻고 상인의 손길과 말 한마디에 정이 오가는 곳이며, 지역 경제가 가장 생생하게 숨 쉬는 삶의 현장이다. 설 명절 전통시장은 더욱 특별하다. 제수용품을 고르는 손길마다 지난 한 해 수고와 새해 바람이 담기고, 상인과 소비자가 서로를 격려하며 명절의 의미를 함께 만들어 간다.

전통시장이 체감 물가 측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매년 설과 추석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제수용품 가격 비교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 항목은 차례상에 주로 오르는 수산물, 육류, 채소, 과일을 비롯한 28개 품목이다. 이번 조사 결과 전통시장에서 차례상을 준비할 경우 대형마트보다 약 22%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이 ‘정서적인 공간’을 넘어 ‘합리적인 소비 선택지’로서도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정부도 이런 전통시장 역할에 주목해 설을 계기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설 민생 안정 대책 일환으로 설 명절 전후 두 달간 디지털온누리상품권을 10% 할인하고, 16대 성수품은 평시보다 1.5배 늘려 27만 t을 공급한다. 특히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수산물을 구매할 경우 금액에 따라 2만 원까지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드리는 동시에 소비가 다시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다.

전통시장 소비는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가장 따뜻한 방식의 연대다. 한 사람의 선택이 상인의 생계를 지키고 골목의 불을 밝히며 지역 경제에 다시 온기를 불어넣는다. 대형 유통 채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와 정, 그리고 서로를 향한 신뢰가 전통시장에 여전히 살아 있다.

설 명절 차례상을 준비하며 어디에서 장을 볼지 고민하고 계시다면 가까운 전통시장을 떠올려 주시길 바란다. 합리적인 가격과 믿을 수 있는 품질은 물론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시장에서의 설 장보기가 우리 모두에게 더 따뜻한 새해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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