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길 막혔지만…생애 최초자들 ‘LTV 70%’로 매수 시동

  • 뉴스1
  • 입력 2025년 10월 26일 07시 13분


생애 첫 주택 구입자, 규제 속 실수요 매수세 강화
15억 이하 외곽 단지 중심 거래 활발…불안심리 자극도

21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세 등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 2025.10.21 뉴스1
21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세 등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 2025.10.21 뉴스1
# 30대 A 씨는 최근 “이번에도 내 집 마련이 어렵겠다”는 불안감에 급히 아파트 매매에 나섰다. 지난 6월 규제 당시엔 발길을 돌렸던 그는 이번 10·15 대책 발표 직후 생애 최초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를 계약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오히려 무주택자들의 ‘생애 첫 주택 매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규제 지역이라도 생애 최초 구입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생애 최초는 LTV 70% 유지…‘15억 이하’ 외곽 매수세 집중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규제 지역에서도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기존과 동일하게 LTV 70%를 적용받는다. 실수요자에게 주택 구입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대책 발표 직후 일부 무주택자들은 발 빠르게 부동산을 찾아 매물을 선점했다. 서울 외곽 지역에선 ‘급매물’을 노린 계약이 잇따랐다.

30대 신혼부부 이 모 씨는 “실거주 의무 규제 전에 생애 최초 대출을 활용해 노원구 아파트를 구매했다”며 “지금 아니면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에 급히 계약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래는 아파트 가격이 15억 원 이하인 외곽 지역에 집중됐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16~24일 서울 아파트 거래 446건 중 352건(79%)이 15억 원 이하였다.

규제를 피한 경기 화성 동탄, 구리 등 비규제 지역으로도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일부 단지는 호가가 수천만~1억 원 이상 뛰었으며, 신혼부부와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갭투자(전세 낀 매매) 문의가 늘었다.

규제 이후에도 생애 첫 구입 증가…“불안감이 매수 자극”

사진은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의 노후 주택 뒤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모습. 2025.10.24 뉴스1
사진은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의 노후 주택 뒤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모습. 2025.10.24 뉴스1


올해 6·27 대책 이후에도 생애 첫 주택 매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6~9월 서울·경기 지역 집합건물 매매 이전등기 중 생애 첫 구입 건수는 6만 8977건으로, 전년 동기(6만 4472건) 대비 7.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에도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무주택자 중심의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더는 집을 못 살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다소 진정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해, 한 주 전(0.42%)보다 상승 폭이 0.34%포인트 줄었다.

시장에서는 단기 관망세가 짙어졌지만, 실수요자들의 거래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가격이 안정된 구간에서 생애 최초 대출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15억 원 이하 외곽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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